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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의 챕터투] ‘흥분의 가을’ 접종하자, 터너 예방주사!


입력 2020.10.31 07:00 수정 2020.10.31 22:2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터너, 코로나19 감염 상태로 월드시리즈 우승 세리머니 논란

PS 시작하는 KBO리그, 치열한 가을야구에서 더 조심해야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 단체 기념촬영에 나선 터너. ⓒ 뉴시스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 단체 기념촬영에 나선 터너. ⓒ 뉴시스

“저스틴 터너의 이기적인 행동이 LA 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에 오점을 남겼다.”(28일 LA타임스)


박찬호·류현진이 거치면서 ‘국민 구단’으로 불렸던 LA 다저스가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다저스가 일군 위업에 쏠려야 할 관심이, 리더 격인 터너의 분별없는 행동으로 분산됐다.


지난 28일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 도중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을 통보 받고 교체 아웃된 터너는 방역지침을 어기고 우승 세리머니에 합류, 마스크를 벗고 거리낌 없이 단체 기념촬영까지 했다. 항암 치료를 세 번이나 받은 로버츠 감독의 옆자리였다. 안전요원의 만류를 뿌리치고 월드시리즈 트로피 앞에서는 아내와 진한 키스까지 나눴다. 그 자리에는 클레이튼 커쇼 등 동료 선수들의 자녀들도 있었다.


터너의 안일한 행동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발칵 뒤집혔고, ESPN 등 주요 언론사들은 집중포화를 가하고 있다. 환희의 크기는 헤아릴 수 있지만 안전요원의 만류까지 뿌리치고 뛰쳐나간 것은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공공의 안전을 위해 자가 격리에 들어간 이들의 힘을 빼버린 터너는 팀의 리더로서 귀감이 되기는커녕 반면교사의 표본이 되고 말았다.


시즌을 시작하면서 동료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던 리더가 이런 무책임한 행동을 저질렀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취해 흥분한 탓이다.


잠실야구장 ⓒ 뉴시스 잠실야구장 ⓒ 뉴시스

다음달 1일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는 KBO리그 구성원들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터너의 행동이다.


KBO리그는 코로나19로 세계 대부분의 프로스포츠가 축소 또는 파행 운영된 가운데 풀시즌을 소화했다. 야구를 하기 위해, 야구를 관전하기 위해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불편을 감수했다. 관중 수입 없이 중계권료와 일부 광고비로 버텨온 구단들의 고통이 있어 가능했다.


야구팬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는 ‘가을야구’를 맞이해서는 관중 수를 더 늘리기로 했다. 더욱 강도 높은 방역지침 이행이 요구된다. 더 많아진 관중과 가을야구의 특성상 선수들은 흥분할 수 있다. 자칫 가을야구판에서 흥분해 사고사례를 남긴다면 ‘무관중’까지 감수하며 이어져왔던 KBO리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어린이들도 함께 보고 즐기고 동경하는 프로야구다.


모두의 수고를 희석시키는 바보 같은 짓이 가을야구를 얼룩지게 하면 안 된다. 특히 스타라면, 리더라면. 코로나19 재확산 양상을 띠고 있는 한국의 가을야구판에서는 없어야 할 '터너 타임'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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