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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서 우뚝 선 한국 식품기업들, 비결은 ‘M&A와 현지투자’


입력 2020.10.27 07:00 수정 2020.10.26 16:12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CJ제일제당-슈완스, 현지 유통망 구축 작업 마무리 단계…전역 3만개 이상 점포 입점

풀무원, 진출 29년 만에 흑자전환…규모의 경제 선순환, 수익성도 향상

농심, 서부엔 생산시설 동부엔 물류센터…생산과 유통 효율화

CJ제일제당, 농심, 풀무원 등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는 한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식품시장의 메인스트림으로 불린다. 시장 규모는 물론 전 세계 유수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으로 이곳에서의 성공은 곧 해외 사업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통하기도 한다. 이들 기업들은 현지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유통망을 확대하고 설비 투자로 생산 기반을 마련해 시장 진출을 가속화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CJ제일제당-슈완스, 풀무원-나소야 인수로 전국 단위 유통망 확보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현지 기업을 인수합병을 통해 미 전역에 달하는 유통망을 확보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식품업계에서 해외사업의 성공여부는 현지 유통망 확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자재를 조달해 가공, 판매하는 일련의 유통시스템을 구축해야 가격 경쟁력 확보는 물론 이를 통해 다양한 채널에 상품을 입점 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를 통해 대형마트는 물론 중소 슈퍼마켓 등 전국 단위 유통망을 확보했다. 인수 당시 1조5000억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한때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지만, 현재는 미국시장 진출 성공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진출 초기 코스트코 등 일부 마트를 중심으로 유통됐던 비비고는 현재 월마트, 크로거, 타깃과 푸드시티, 하이비 등 중소형 슈퍼마켓까지 지속적으로 입점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슈완스를 통한 현지 유통망 구축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회사 측은 향후 미국 전역 3만개 이상 점포에 비비고 등 제품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국 단위 유통망을 확보하면서 현지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 가공식품 판매로만 1조7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미국 냉동만두 시장 1위인 비비고를 비롯해 애니천, 카히키 등 그간 인수했던 식품기업들 매출이 가세하면서 작년 CJ제일제당의 전체 상반기 매출을 50% 이상 넘어섰다.


미국의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아시안푸드 브랜드들이 별도로 진열된 아시아푸드존에서 비비고 비빔밥 제품을 고르고 있다.ⓒCJ제일제당 미국의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아시안푸드 브랜드들이 별도로 진열된 아시아푸드존에서 비비고 비빔밥 제품을 고르고 있다.ⓒCJ제일제당

1991년 교민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풀무원은 2016년 미국 1위 두부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를 통해 월마트, 크로거, 코스트코 등 미국 전 지역을 아우르는 2만여개의 리테일 점포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서부 지역에 위치한 두부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서부를 중심으로 유통했다면, 동부지역에 생산시설이 있는 나소야 인수를 계기로 동부 지역까지 유통망을 넓히게 된 것이다.


풀무원은 나소야 인수 이후 생산, 물류, 영업,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수익 개선을 위한 투자와 사업 효율화에 착수했다.


또 미국 시장에서 두부를 비롯한 아시안누들, 김치 등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며 작년 미국 법인의 매출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었다. 사업의 외형이 커지면서 효율성도 향상되는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어 올 2분기에는 미국 시장 진출 29년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하면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풀무원 두부 제품.ⓒ풀무원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풀무원 두부 제품.ⓒ풀무원

내년 제2공장 여는 농심, ‘신라면’ 잇따른 호평에 판매량도 쑥쑥


농심은 면적이 넓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LA 등 서부엔 생산시설을 시카고, 뉴저지, 댈러스 등 동부엔 물류센터를 구축해 생산과 유통 효율화를 추진했다. 생산시설이 위치한 LA 지역에는 기존 1공장 외에 연내 2공장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총 2억 달러로, 농심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내년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미국 시장 내 공급 확대는 물론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북미‧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미국 현지 유통채널에서 농심 신라면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농심 미국 현지 유통채널에서 농심 신라면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농심

농심은 2017년 월마트 미국 전 점포에 신라면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유통망 확보에 꾸준히 공을 들였다. 진출 초기 한국 교민과 아시아 마켓을 중심으로 판매되던 신라면은 이제 현지인도 즐겨 찾는 식품으로 사랑 받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뉴욕타임즈에 이어 이달 8일 글로벌 여행 전문 사이트 '더 트래블(The Travel)'도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하는 등 현지 언론의 호평이 잇따르면서 판매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법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 성장한 1억64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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