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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의 θink] “또 오셨네” 야당의 4년째 네이버 ‘때리기’


입력 2020.10.15 12:59 수정 2020.10.15 13:0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국민의힘 14일 네이버 본사 항의 방문

네이버 "뉴스·쇼핑 윤리 강화 강구" 원론적 답변

글로벌 기업 플랫폼 영향력 대응이 더 시급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전경.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전경.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국회의원들이 네이버를 찾아왔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를 방문해 검색 알고리즘의 공정성 문제 제기와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국회 출석을 요구했다. 이같은 방문은 새누리당 시절까지 포함하면 4년 연속이다. 이쯤 되면 연례행사다.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10명은 네이버 본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 등 주요 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일부 늦게 도착한 의원들은 “왜 이리 멀어?”라며 애꿎은 타박을 하기도 했다. 간담회는 네이버 측이 긴장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넘게 진행됐다.


국민의힘 측은 간담회 직후 “한성숙 대표가 문제 제기에 공감하고 뉴스•쇼핑 검색의 윤리성 강화 방안을 내부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기술적 오류로 밝혀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색 오류에 대한 사과도 받아냈다. 신뢰할만한 전문가 그룹이 있다면 알고리즘 공개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놓고 “진전이 있었다”는 낯뜨거운 자평도 이어졌다.


네이버는 이미 2018년 외부 전문가로부터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 위원회’를 통해 한차례 검증을 받은 바 있다. 알고리즘 공개는 설사 ‘조작 의혹’을 받더라도 기업 기밀로 바로 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쇼핑 검색 알고리즘 인위적 조작 판결은 재판에서 부당함을 다툴 예정이다. 재판을 앞두고 입장을 밝힐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해진 GIO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역시 여야 합의사항으로 네이버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원들이 ‘먼 거리’까지 발걸음을 했는데 결국 시간만 축낸 셈이다. 국회가 기업 경영 활동에 실질적인 힘을 보태주기는커녕 정치 공세로 ‘갑질’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이날 국회 정무위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국정감사 추가 증인으로 채택했다. 반면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고위 임원진들은 국회에 부르는 것 조차 쉽지 않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낸시 메이블 구글코리아 대표이사와 레지날드 숀 톰슨 넷플릭스서비스 코리아 대표이사를 국감 증인 명단에 올렸으나, 코로나19로 참석이 어렵다는 불출석 의사를 통보받았다. 구글과 넷플릭스는 각각 ‘인앱결제 수수료 정책 변경’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품질 유지’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심스럽게 여쭙고 싶다.


의원님들! 구글코리아 본사를 방문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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