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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의 배드토크] 정주리, 남편의 무례함을 개그로 소비하는 경솔함


입력 2020.09.27 07:00 수정 2020.09.26 21:1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정주리 인스타그램 ⓒ정주리 인스타그램

개그우먼 정주리가 남편의 성의 없는 행동이 담긴 사진과 글을 게재해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정주리와 남편의 부부생활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주리의 남편은 초음파 사진에 구충제, 임신한 배를 잡고 누워있는 정주리 사진에 룸싸롱이라고 해시태그를 단 전적이 있다. 또 아이들 사진에는 이혼, 법원, 카지노, 파국, 벗방, 성인 방송 등 연관 없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 때마다 정주리가 나서서 "우리 남편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란 뉘앙스로 해명에 나섰다.


이번에는 정주리가 지난 21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과 글이 또 불씨를 당겼다. 정주리는 "주말에 녹화가 있어 남편이 애들 봤는데 피자랑 치킨 남겨놨다고 해서 먹긴 먹겠는데 치즈 토핑은 어디 감? 집에 쥐 키움? 치킨은 더 발라 먹어? 카톡 안봤으면 그냥 쓰레기통으로 직진할 뻔"이라고 글을 썼다. 여기에 남편이 보낸 "애미야 나는 오늘 하루도 고단했다. 치킨과 피자 남겨놔. 우린 잔다"라는 무심한 메시지 내용도 공유했다.


사진은 남편과 아이들이 먹다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음식들이 휴지와 함께 지저분하게 놓여있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남편의 행동이 너무한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남편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정주리는 대게 먹는 사진을 올리며 "남편이 다음 날 대게 사준 거 올릴걸 #워워"라는 설명과 남편 덕분에 실시간에 올랐다는 대화 내용을 게재했다.


ⓒMBC ⓒMBC

이들 부부의 상식적이지 않은 에피소드는 방송에서도 많이 공개됐다. 정주리는 남편이 군대 간 사이 바람을 핀 사연, 연애 시절 남편이 저금통에서 정주리의 돈을 훔쳐 간 사연, 남편이 잘 안씻어 기생충이 생겼던 일 등 보통 사람이라면 숨기고 싶은 이야기까지 개그 소재로 썼다. 당연히 그 때마다 둘 중 한명은 해명에 나서야 했다.


개그우먼의 직업 상,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은 마음이 깔려 있었다고 해도, 잦은 논란에 시달려온 정주리가 자신이 올린 사진으로 남편에 대한 비난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행동이라면, 남편의 심드렁하고 무심한 태도를 개그로 소비하려는 생각 자체가 시대와 동 떨어져 있다. 공감이 아닌 불쾌감만 줄 뿐이다. 악플에 시달려 곤란한 처지라고 말하지만 사실 논란도, 진화도 본인이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일부는 반복된 논란에도 계속 잡음을 내는 정주리의 행동이 관심받고 싶어 안쓰러워 보일 정도라고 말한다. 논란 없이 개그우먼, 워킹맘으로서 정주리의 건강한 개그를 보는 건 어려운 일일까. 재능 있는 개그우먼이 안일한 발상에 신뢰가 떨어져가는 상황이 아쉽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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