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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해지 규정 사라지니 휴면카드 우후죽순


입력 2020.09.18 06:00 수정 2020.09.17 15:42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2분기 7개사 휴면카드 768만장…겸영은행 포함시 1100만장 육박

휴면카드 최다 '롯데' - 급증세 '하나'…"자체 분석·대책 강구해야"

올해 2분기 현재 국내 카드사가 발급한 휴면카드 규모가 1100만장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올해 2분기 현재 국내 카드사가 발급한 휴면카드 규모가 1100만장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발급 후 1년이 넘도록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아 장롱 속에서 잠자는 휴면카드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휴면카드에 대한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되면서 이같은 증가세에 더욱 기름을 붓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 휴면카드 수는 올 2분기 기준 768만4000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1만5000장)보다 4%(36만장)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겸영은행이 발급한 카드 등을 모두 포함하면 국내 휴면카드 총 규모는 1100만장(금감원 추산 1083만장)에 육박한다.


개별 카드사 별로는 롯데카드의 2분기 휴면카드 수가 141만6000장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면카드 비중도 11.98%로 7개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롯데카드를 통해 발급된 100장의 신용카드 가운데 11장은 사용되지 않고 장롱 속에 묻혀 있다는 의미다.


휴면카드 수 기준으로 롯데카드 뒤를 이은 곳은 KB국민카드로 133만9000장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각각 112만장 대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휴면카드 100만장’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신한카드의 경우 카드업계 1위로 발급 규모 자체가 커 휴면카드 비중은 업계 내에서 가장 낮은 5%대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1년 새 휴면카드 비중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곳은 하나카드(8.6→9.73%)로 집계됐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7.1% 수준이던 휴면카드 비중이 올해 2분기 기준 7.84%로 늘었고 현대카드 역시 휴면카드 비중(7.35→7.6%)이 소폭 증가했다. 반면 롯데카드(0.46%↓)와 신한카드(0.43%↓), 국민카드(0.3%↓), 우리카드(0.29%↓)는 휴면카드 비중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카드업계는 이처럼 휴면카드가 증가하는 배경으로 온라인 등 비대면을 통한 카드 발급 확대와 일회성 마케팅 등을 꼽고 있다. 모바일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카드 발급을 받을 수 있는 데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행사로 발급 초기 반짝 카드 혜택을 사용하고 묵혀두는 행태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또 이렇게 양산된 휴면카드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 역시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측 설명이다.


아울러 최근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된 부분도 휴면카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과거에는 휴면카드가 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해지됐지만 최근 자동해지 규정 폐지로 휴면카드가 유효기간까지 휴면상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카드 해지 회원 수 834만명 중 5분의 1 수준인 172만명이 휴면카드 자동해지로 해지된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휴면카드가 늘어난 원인은 규정 변경도 있지만, 일부 카드사의 과도한 마케팅도 영향이 있다"며 "결국 그에 따른 비용을 감당하는 것 역시 카드사이기 때문에 자체 분석을 통해 고객의 실사용을 높일 수 있도록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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