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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걷힐 생각 없는 '비밀의 숲2'의 비밀과 안개


입력 2020.09.15 13:19 수정 2020.09.15 14:1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tvN ⓒtvN

tvN '비밀의 숲2'이 아직 안개 속에 있다. 서동재 실종 사건이 2주째 해결되지 않은 채 10회가 막을 내렸다. 지지부진한 전개 끝에 경찰 내부에 범인이 있다는 사실이 예고됐을 뿐, 범인에 대한 윤곽, 정보를 꽁꼼 숨기고 있다.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평부터, 얽히고 설킨 많은 등장인물로 인한 혼란까지 '비밀의 숲1'과 비교되고 있는 가운데 후반부 강렬한 쾌감을 위한 제작진의 의도일지, 안개 속에 길을 잃은 것일지 기대가 높은 만큼 우려도 깊다.


'비밀의 숲2'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대립을 첨예하게 다루며 막을 올렸다. 새로 투입된 검찰 형사법제단 부장 우태하(최무성 분)와 경찰 정보국본부장 최빛(전혜진 분)이 수사권을 지키고 뺏기 위한 권모술수가 오가고 있다.


의정부검찰청에 있는 서동재(이준혁 분)가 대검찰청으로 가기 위해 최빛의 권력남용 사례를 찾아 우태하에게 찾아가며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캐낸 세곡지구대 순경 자살 사건, 대전지검장이었던 박광수 변호사의 심장마비 사망사건이 다른 줄기를 타고 서동재의 목을 옳아맸다. 박광수 사망사건에최빛과 우태하, 한조그룹 이연재(윤세아 분)도 연관돼 있던 것.


10회 후반부 납치범이 보내온 서동재의 피묻은 넥타이 사진에서 빛에 반사된 경찰시계가 발견됐지만 시청자는 범인의 실마리를 못찾고 있다.


세곡 지구대 대원들, 이연재(윤세아 분)와 그의 비서, 최빛과 우태하까지 모두 서동재 납치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여기에 2주 동안 서동재의 납치사건 이후 서동재 후배 정민하, 서동재의 부인,동주천 경찰서장, 박광수 검사 부인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각자 서동재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인물로 새로운 용의선상 혹은 참고인들이지만 하나같이 진실을 말하는지는 알 수 없어 의심만 더해갈 뿐이다.


2주 동안 새로운 떡밥들이 쏟아져 나올 뿐,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 결국 서동재 납치 사건 하나가 '비밀의 숲2' 3주 동안의 줄거리가 될 예정이다.


몰입감을 저해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비밀의 숲2'의 어려운 대사와 많은 양이다. 검경수사권이 조정이란 사회적 이슈를 배경으로 가져간다. 실제로 지난달 7일 법무부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을 대통령령 개정에 대한 입법을 예고했다.


시청자는 이 현안에 대해 어느 정도 배경을 알고 있어야 흐름을 따라가기 쉽다. 이수연 작가는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극 중 대사를 통해 상황과 전문적인 용어를 설명하고 있다. 자연스레 대사의 양은 많아지고 한 템포만 놓쳐도 따라가기 버거워진다. 심지어 본방송 시청보다 넷플릭스에서 자막을 켜고 봐야 이해가 된다는 시청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밀의 숲1' 의 이창준(유재명 분)처럼 존재감이 확실한 캐릭터의 부재도 아쉽다. 새 인물인 최빛과 우태하가 전작 황시목과 대립하며 가져갔던 극의 긴장감을 담당해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아직 시청자 머릿 속에 각인 될 만한 활약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영까지 6회를 남기고 있는 '비밀의 숲2'이 풀어야할 숙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시즌1처럼 후반부에 휘몰아치며 완벽하게 의문점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수연 작가는 데뷔작 '비밀의 숲'으로 은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국제 TV드라마 Top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내놨던 JTBC '라이프'는 힘이 빠진 전개와 러브라인 강조로 혹평을 받았다. '비밀의 숲2'는 과연 '비밀의 숲2'가 될지, '제2의 라이프'가 될지 3주의 시간이 남아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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