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10억은 ‘몇몇’이라더니, 특수거래 ‘1건’으로 집값 안정됐다는 정부


입력 2020.09.10 06:00 수정 2020.09.10 14:29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홍 부총리, 4개 단지 사례 들며 “나름의 성과” 자평

계속 집값 내렸다고 진단하는 정부…시장 “대체 어디가?”

“공급 절벽까지 예상돼, 집값 안정 말하긴 일러”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주재하는 홍남기 부총리.ⓒ데일리안 류영주기자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주재하는 홍남기 부총리.ⓒ데일리안 류영주기자


8·4공급대책 이후 1개월이 지난 현재, 나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실거래통계 확인 결과 가격상승 사례도 있으나, 상당 지역에서 가격이 하락한 거래도 나타나는 등 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많이 완화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 추진 방안을 발표와 함께 이례적으로 특정 아파트 단지 거래 사례까지 꼽으며 집값이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의 모두발언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 자이(84.94㎡)는 7월 초 28억5000만원에서 8월 중 24억4000만원으로, 송파구 잠실 리센츠(27.68㎡)는 7월 초 11억5000만원에서 8월 중 8억9500만원으로,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3단지(59.92㎡)는 7월 중 14억원에서 8월 초 11억원으로 떨어졌다.


◇ “서울 10억, 일부 통계라더니…집값 안정은 일부 통계로 진단” 지적


정부가 구체적인 단지 실거래가 사례를 언급하며, 8·4대책 전후인 7~8월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4억원 정도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해당 매매 사례들이 현 시세와는 다소 동떨어진 거래로 ‘특수 거래’일 것이라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의 래미안 퍼스티지, 반포 자이 등 최근에 시세보다 낮게 나온 매물들은 법인 매물들인 경우가 많다”며 “그것도 몇 천 만원 떨어져 나오는 경우이고, 사례에서 보듯이 4억원가량 떨어진 매물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인이 가지고 있던 물건을 특수 관계인에게 넘기거나, 또 그 매도자와 매수자의 성씨가 같은 경우인 것 같은데, 이런 이례적인 매매인 1건을 가지고 사례를 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살펴보면 앞서 홍남기 부총리가 든 사례인 반포 자이 전용면적 84.94㎡의 24억4000만원 거래 건(18일)과 비슷한 시기(17일)에 전용 84.99㎡는 28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중개업자들의 전용면적 84.94~84.99㎡가 구조 별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감안하면, 구조에 따른 가격 차이가 수 억 원 날 가능성도 적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앞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돌파했다던 통계에 대해서는 몇 개 아파트를 가지고 낸 ‘가짜 뉴스’라고 하더니, 이제는 특수한 거래 1건을 가지고 집값이 안정됐다고 평가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며 “정부가 집값 통계를 입맛대로 골라 해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 8주간 지속된 가격상승률 둔화?…“전혀 체감 못해”


홍 부총리는 이날 “7월 첫째주 이후 8주간 지속된 가격상승률 둔화로 6월 첫주차 상승률 수준으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시장에서는 전혀 체감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국감정원에 의하면 올 들어 전국 집값은 35주째 상승했다. 지난 2017년 12월 첫 주 집값을 100으로 환산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로 봤을 때, 올해 1월 첫 주는 98.1에 머물렀으나 꾸준히 상승한 결과 8월 5주 현재 101.85를 기록 중이다. 이는 매주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으로, 현재 상승폭이 작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강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경우 아파트 중위가격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8억5300만원이다. 올해 1월 8억3920만원으로 처음 8억원을 돌파한 이래 9개월 만에 1380만원 상승했다.


더욱이 서울은 공급 절벽까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집값 안정을 말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규제로 인해 실제 분양 시장 공급 물량이 더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거래가 줄고 시장에 물건이 많이 쏟아진다면 앞으로 하락 전환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는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물건은 더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거래감소 영향으로 상승폭이 줄고는 있지만 상승 추세가 계속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