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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만 올랐다고?…여기저기 터지는 신고가


입력 2020.09.01 06:00 수정 2020.08.31 16:49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강남 이어 강북서도 신고가 속출…강북‧노원‧마포 등

전문가 “실수요 중심 매매시장 불구 조급함‧매물잠김 원인”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모습.ⓒ데일리안 홍금표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모습.ⓒ데일리안 홍금표기자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치열한 눈치 싸움으로 거래량이 크게 쪼그라든 가운데, 거래만 됐다하면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호가만 오를 뿐 실거래는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과 대조적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계속된 신고가 행진 원인으로 무주택자들의 불안감과 매물 부족을 가장 먼저 꼽았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148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아파트 거래량인 1월(6483건), 2월(8269건), 3월(4406건), 4월(3026건), 5월(5535건), 6월(1만5591건), 7월(1만615건) 등과 비교하면 확연히 감소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거래량 감소는 집값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지만, 현재 서울 곳곳에서는 신고가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강남구와 송파구 등 강남 지역뿐만 아니라 강북권에서도 최고가에 거래되는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는 중이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달 9억6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같은 단지에 더 넓은 면적인 전용 104㎡의 최근 실거래가(9억3500만원)를 뛰어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마포구에서도 신고가가 나왔다. 올해 상반기 13억원 대에 거래돼 온 ‘래미안공덕4차’ 전용 83㎡는 지난달 최고가인 14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14억원 선으로 올라섰다.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대림벽산’ 전용 141㎡는 지난달 12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 6월만 해도 11억원대에 거래됐지만 2개월 만에 약 2억원이 오른 셈이다.


노원구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급한 매물은 대부분 소진됐고 집값이 오를 것이란 생각이 커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잘 내놓지 않는다”며 “그러니 한 번 거래될 때마다 가격이 야금야금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간의 집값 통계 격차에 대해 실거래가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감정원 통계는 상승세가 미약한 반면, 호가 중심인 KB국민은행 통계는 상승세가 가파르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호가만 크게 오를 뿐 실거래까지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실제 매매시장에서는 거래되는 족족 신고가를 찍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수요보단 실수요가 중심인 현재 매매시장에서 신고가가 계속 나오는 건 이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집값 상승에 대한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자들은 최고가에도 불구하고 주택을 매수하는 것에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부턴 취득세가 8%로 주택 매입에 대한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며 “현재 매수자들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인데, 원래 투자자가 빠지고 실수요자만 남으면 기존 가격으로 거래되는 게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수자들의 무주택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과 매물잠김 현상이 맞물리면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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