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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담보대출 확대 한계”…시중은행 동산담보대출 급증


입력 2020.09.01 06:00 수정 2020.08.31 14:39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5대 은행 1분기 동산담보대출 2755억원…1년 새 135.4% 급증

부동산은 6.2%에 그쳐…“동산금융 활성화와 대출규제 영향”

주요 시중은행들의 부동산 담보 위주인 기존 대출 영업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부동산 담보 위주인 기존 대출 영업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부동산 담보 위주인 기존 대출 영업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대 시중은행들은 최근 1년간 기계·설비나 매출채권과 같은 동산 담보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와 동산 담보대출 활성화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담보대출 취급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동산 담보대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638조34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02조485억원) 대비 6.0% 증가한 수준이다.


담보 종류별로 보면 동산 담보대출 잔액이 이 기간 1170억원에서 2755억원으로 135.4%나 급증했다.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580조1013억원에서 616조3762억원으로 6.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유가증권과 예금의 증가율은 각각 3.8%, 0.2%에 불과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3월 156조6168억원이었던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이 올해 3월 160조7295억원으로 4.6% 증가한 사이 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320억원에서 1083억원으로 238.4% 급증했다.


신한은행은 108조101억원에서 113조4770억원으로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이 5.0% 늘어나는 동안 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189억원에서 431억원으로 128.0%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이 기간 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34억원에서 71억원으로 108.8% 뛰었다.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89조2562억원에서 95조9208억원으로 7.4%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역시 동산 담보대출은 각각 99.5%, 45.3% 올랐는데 부동산 담보대출 증가율은 8.1%, 6.6%에 불과했다.


이처럼 부동산 담보대출보다 동산 담보대출 성장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정부의 동산 담보대출 활성화 정책과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정부와 금융당국은 부동산 위주의 대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며 동산담보대출 활성화를 독려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비전 선포식’에서 “부동산담보와 과거 실적 위주의 여신 관행이 혁신 창업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며 “아이디어와 기술력 같은 기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며 여신시스템의 전면 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내에 회수 지원 기구를 설치해 동산 담보대출에 부실이 발생하면 부실채권 매입, 담보매각 대행 등 은행의 자금 회수를 돕도록 하는 등 동산금융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 등이 강화된 점도 동산 담보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원인 중 하나다.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이 꽉 막히면서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올 1월 말 109조6861억원에서 이달 13일 기준 121조4884억원으로 6개월 새 10.7%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부동산 담보대출에서 벗어나 동산 담보대출 위주로 여신 영업이 변화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중소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어 동산 담보대출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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