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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흑돼지 ‘우리흑돈’…본격 보급, 국산화 주도


입력 2020.08.12 17:37 수정 2020.08.12 17:37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8월부터 400마리 씨돼지 60~73만원, 20개 농가에 보급

농진청 “이베리코 등 수입 대체 경제효과, 연간 176억원”

농촌진흥청이 2015년 개발한 흑돼지 ‘우리흑돈’을 전국에 보급해 흑돼지 품종 국산화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우리흑돈은 우리나라 고유 재래돼지인 ‘축진참돈’과 개량종인 ‘축진듀록’을 활용해 국내 자체기술력으로 개발한 흑돼지로, 그간 5개 농가에 235마리가 보급된 바 있다.


재래돼지의 육질을 유지하면서 성장 능력도 뛰어난 흑돼지 품종으로, 국립축산과학원이 육성한 돼지만을 활용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했으며, 현재 국제식량농업기구(FAO)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DAD-IS)에 등재돼 있다.


우리흑돈 ⓒ농진청 우리흑돈 ⓒ농진청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에 의하면, 현재 국내 흑돼지 사육규모는 19만 마리 이상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수입 품종에 의존해 생산되고 있다.


농진청은 최근 사육 특색을 부각한 스페인 수입돈육인 ‘이베리코’의 수입이 증가(4900톤)하는 등 고급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져 이에 대응할 차별화 된 국산 품종 보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축산과학원은 우리흑돈 씨돼지를 8월부터 강원도, 경기도, 경북 등 7개 도의 20개 농가에 약 400마리를 보급할 예정이다. 3년 이후 약 5만 마리로 증식해 흑돼지 시장에서 최대 25%까지 점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흑돈의 분양가격은 축산과학원 배부가격 심의회를 통해 암퇘지는 60만6000원, 수퇘지는 73만8000원으로 보급한다. 일반적인 종돈의 시장가격은 암퇘지는 80∼120만원, 수퇘지는 200∼230만원이다.


축산과학원은 우리흑돈의 전국 보급을 위해 유전체 선발 기법을 적용하고 성장률과 등지방두께를 선발지표로 설정, 능력이 뛰어난 우리흑돈 씨돼지를 보다 정확하게 선발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우리흑돈의 근내지방은 4.3%(재래종 4.5%)로 일반 상업용 돼지보다 1.3%P 정도 높다. 사육일수는 시범농가 모니터링 결과 180∼190일로 일반 상업용 돼지(175∼185일)보다 길지만 재래돼지(80kg, 230일)보다는 40일 이상이 짧다.


우리흑돈을 일반 상업용 돼지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인공수정용 수퇘지로서의 검증도 완료했다. 일반 상업용 돼지를 생산할 때 우리흑돈 정액을 쓰면 사육 기간은 5일 정도 늘어나지만 근내지방(25.9%)·향미(4.7%)·육색(3.4%) 등을 높일 수 있다.


또 털색 유전자(MC1R)를 100% 검은색으로 고정해 농가에서 자가교배 후 발생할 수 있는 이모색(異毛色) 발현도 사전에 차단시켰다.


우리흑돈 개발 및 개량과정 ⓒ농진청 우리흑돈 개발 및 개량과정 ⓒ농진청

최동순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장은 “우리흑돈 보급으로 국내 유전자원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씨돼지 품종으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우리흑돈과 같이 재래돼지 혈통을 계승하는 신품종을 인공수정용 씨수퇘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능력기준을 마련하고 정책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흑돈이 조기에 보급돼 흑돼지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이베리코 돼지고기 수입을 대체한다면 연간 176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우리흑돈을 기르는 한 시범농가 관계자는 “육질이 뛰어나고 팝콘향 같은 풍미가 있어, 일반돼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우리흑돈 고기를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 증가로 우리흑돈 식육판매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산과학원은 우리흑돈의 우수한 육질에 한국 특유의 식문화를 더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K-흑돼지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축의 경우 공통된 개발품종을 대부분 활용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외국산 개량품질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개발된 한국형 흑돼지를 보급, 고품질의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분가 미식평가에서도 우리흑돈은 일반돼지에 비해 ‘육색이 좋고 향미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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