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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초대한 정의선, 어떤 비전 보여줄까


입력 2020.07.20 06:00 수정 2020.07.19 14:53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배터리·자율주행 뿐 아니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분야 협업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2019년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2019년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2차 회동이 오는 21일로 예정된 가운데 둘 사이에 좀 더 진일보된 사업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양 그룹 총수는 오는 21일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회동한다. 이번 회동은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 부회장을 만난 데 대한 답방 차원이다.


지난 첫 회동에서 이 부회장은 정 수석부회장에게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보여줬고, 두 총수는 미래 전기차와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이 부회장에게 어떤 기술과 비전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또 이미 개략적인 논의가 한 차례 이뤄진 만큼 이번엔 좀 더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이 오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두 총수가 만나는 남양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심장부’로 불리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과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직원 1만여명이 일하고 있다.


마북연구소에서 담당하는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등 수소관련 기술을 제외한 현대·기아차의 모든 기술이 남양연구소에서 탄생한다. 전기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카, 내연기관 자동차까지 이곳에서 개발된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등 미래 자동차 기술 개발의 본산도 남양연구소다.


전기차용 배터리 뿐 아니라 삼성과 현대차그룹 간 협업을 할 수 있는 좀 더 다양한 아이템들이 존재하는 곳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올해 초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발표한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인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함께할 동반자로 이 부회장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에서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언급하면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은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PBV(목적 기반 모빌리티)-허브(모빌리티 환승 거점)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미래 도시다.


이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려면 IT(정보통신)과 소재, 배터리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과의 협업이 절실하다.


UAM을 구성하는 개인용 비행체(PAV)나 운송수단이자 고정 시설물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PBV는 모두 전기 동력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개인용 비행체는 5명을 태우고 8개의 로터를 돌려 최고 290km/h의 속도로 최장 100km를 비행할 수 있어야 한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배터리 성능이 뒷받침돼야 한다. 경량화, 소형화는 물론, 고성능을 내면서 지속성까지 확보돼야 한다. 이착륙 장소에서 승객이 타고 내리는 5분여 동안 재비행을 위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해야 하는 만큼 고속 충전 성능까지 갖춰야 한다.


단순히 기존 배터리를 다수 배치하는 방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배터리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전고체전지(All-Solid-State Battery)’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지난 3월 1회 충전에 800km 주행, 1000회 이상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한 전고체전지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한 바 있다.


고도의 자율주행 기술도 필요하다. PBV는 개발 단계부터 자율주행 방식으로 제작되며, 개인용 비행체는 초기에는 사람이 조종하는 과도기를 거치지만, 향후 자율비행 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ISOCELL Auto)’ 출시를 시작으로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자율주행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하드웨어(HW)3’에 엑시노스 칩을 공급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드 기술이 집약된 미래차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와 전장부품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일찌감치 미래차 분야에서 외부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천명해 왔고, 삼성은 가장 경쟁력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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