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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강동원 "세상과 타협은 싫어, 가치관 지키고파"


입력 2020.07.19 07:08 수정 2020.07.19 07:09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영화 '반도'서 정석 역 맡아 극 이끌어

"항상 새로운 도전 추구하고파"

'반도' 강동원.ⓒ뉴 '반도' 강동원.ⓒ뉴

'미소년' 일 것만 같았던 강동원(39)도 어느덧 마흔이다. 40대에 접어든 그는 훨씬 더 성숙해지고 여유로운 모습이다. 필모그래피 역시 다채로워졌다. 이번에는 좀비 때려잡는 평범한 인물로 분했다.


'반도'(감독 연상호·15일 개봉)는 '부산행'(2016) 이후 4년의 세월이 흐른 뒤 폐허가 된 땅에서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강동원은 생존자 정석 역을 맡았다.


14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시나리오를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며 "'부산행'을 재밌게 봤고 연상호 감독님과도 꼭 한번 작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반도'는 '부산행'보다 더 나아간 'K-좀비물'의 진화를 보여준다. 평소 좀비물을 좋아했느냐고 묻자 "큰 관심이 없었는데, '반도'를 찍으면서 좀비물의 매력을 알게 됐다"며 "호러 물을 가장한 액션 영화라고 생각하며 촬영했다"고 전했다.


'K-좀비물'만의 특징에 대해선 "외국에선 B급 장르인데, 국내에선 주류가 됐다. 'K-좀비'는 무섭지 않고, 짐승 같은 존재다. 이런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도' 강동원.ⓒ뉴 '반도' 강동원.ⓒ뉴

영화는 제73회 칸 국제영화제 '2020 오피셜 셀렉션'에 공식 초청됐다. 강동원은 "초청받은 것 자체만으로 영광"이라며 "'부산행' 개봉 당시 때보다 큰 규모로 개봉한다고 들어서 기대가 된다. 코로나19 사태인데 모두가 관심 있게 보는 것 같다. 침체된 영화기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영화에서 강동원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 여러 작품에서 총기 액션을 해본 바 있는 그에게 액션 연기는 익숙했다. 단, 좀비떼와 액션합을 맞추는 건 힘들었다. 주먹을 내미는 게 아닌, 머리로 들이미는 액션이라는 이유에서다.


영화에서 민정(이정현 분), 준이(이레 분), 유진(이예원 분) 등 여성 캐릭터는 유독 돋보인다. 진취적인 이들은 좀비떼들을 무찌르며 앞으로 치고나간다. 그에 반해 정석의 역할을 밋밋하게 보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연 감독은 "여성 캐릭터가 더 돋보이는데, 강동원 씨가 배우로서 불만을 가지지 않아서 고마웠다"고 밝혔다. 강동원의 생각이 궁금했다.


"이미 그 부분을 인지하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전 욕심 내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정석이는 관객들을 이끌고 가는 역할이에요. 큰 임팩트가 없지만 사연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고요. 제가 맡은 역할을 다 하면 다른 배우들과 좀비들이 나머지 부분을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했죠.


기자간담회 당시 이예원은 강동원을 두고 "예전에 '핫'한 분이다"고 말한 바 있다. 강동원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제 마흔이다. 몸으로 나이를 체감한다"고 웃었다.


'반도' 강동원.ⓒ뉴 '반도' 강동원.ⓒ뉴

자연스럽게 나이가 든 덕일까. 다가가기 힘들 것 같은 강동원은 예전보다 조금은 풀어진 느낌이다.


"글쎄요. 전 늘 비슷해요. 마음이 조금 더 넓어진 부분은 있지만 대중들이 절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어요. 피부로 와닿지도 않고요. 20대 때 어딜가면 막 대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다들 조심스럽게 대해주세요. 나이가 들었으니까 '얘도 어른이다'라고 생각하는 느낌이랄까요?"


강동원은 '쓰나미 LA'라는 영화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미국에서 개봉했을 당시 해외 친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강동원에게 왜 출연하지 않았냐고 타박했을 정도란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쓸 때도 그랬다. 배우가 직접 출연하지 않은 영화인데도 축하해준 덕에 한국 영화인으로서 뿌듯했다.


강동원은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는 편이다. 신인 감독 영화에도 출연하고,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몸을 내던진다.


"작품이 흥행하든, 안 하든 이 부분에 대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저는 '남한테 피해 주고 살지 말자'라는 가치관을 지켜나가고 싶어요. 늘 열심히 하고 싶고요. 근데 타협은 싫어요. 세상 다 돌아간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문제가 생겨도 슬기롭게 대처하려 합니다."


강동원은 팬들이 바라는 '공공재'이기도 하다. 그의 답은 확고했다. "공공재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어요. 제 개인 삶이 있으니까요(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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