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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국회생활] 이해찬 대표의 '버럭'을 용인할 수 없는 이유

  • [데일리안] 입력 2020.07.11 09:41
  • 수정 2020.07.11 11:10
  •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의혹 질문한 기자 타박해 '질문 봉쇄' 시도?

박원순 성추행 고소한 여성에 대한 2차 가해일 수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뉴시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서 고인에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당 차원 대응을 묻는 질문에 '버럭'하는 일이 있었다. 이해찬 대표는 해당 질문을 한 기자를 째려보며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느냐. 최소한도 가릴 게 있고"라고 언성을 높이다 결국 분을 이기지 못하고 "XX자식 같으니라고"하는 막말까지 내뱉었다.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세 번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이 터진 상황이다. 이해찬 대표가 분노한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이 있느냐'는 질문은 기자가 당연히 할 수 있는 질문이자, 꼭 해야 하는 질문이다. 그 자리에 모인 지지자들이 외친 것처럼 '기자가 일베라서' 혹은 '질문을 똑바로 못 해서' 나온 질문이 아니라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런 막말 파동에 "언론에 대해 전체적으로 말을 한 게 아니고 현장에 있던 특정 기자의 말에 격앙된 반응을 한 것"이라며 공식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해명이다. 그 질문은 해당 기자가 아니었더라도 또 다른 기자가 나서서 분명히 물어보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이해찬 대표가 단순히 기자를 모욕했기 때문이 아니다. 서슬퍼런 '슈퍼 집권 여당'의 신경질적인 반응 이후 대다수의 평범한 기자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문제다. 기자들은 그 이후에도 끈질기게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했지만, 질문을 하기에 앞서 '실례지만', '죄송하지만' 등과 같은 말을 덧붙여야 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이해찬 대표 개인, 혹은 사인(私人)으로서의 그들이 아니라 집권 여당의 대표이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을 향한 것이라는 점에서 '실례'이거나 죄송할 필요도 없지만, 심리적으로 위축되며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라고 본다.


이해찬 대표의 기자를 향한 욕설이 단순한 막말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박원순 미투 피해자에 대한 2차 폭력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고인이 허망하게 죽음을 선택한 것과는 별개로 '고위공직자'였던 박원순 시장에 제기된 성추행 의혹은 명백하게 밝혀져야 하는 사안이다. 또 사실 규명의 기회조차 잃어버린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고인에 대한 추모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기자가 이해찬 대표에 던진 질문에는 '사건이 공소권없음으로 종결되면서 조사가 어렵게 됐는데 집권 여당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내놓을 것인지', '세 번째 민주당 소속 광역 단체장에 대한 미투 의혹인데, 재발 방지책이 있는지' 등의 내용이 녹아 있다. 이해찬 대표는 이 질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며 기자를 비난했지만,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 자체를 막아선 이해찬 대표의 태도야말로 피해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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