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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스 질책 들은 손흥민, 결국 무리뉴 감독 문제


입력 2020.07.07 08:40 수정 2020.07.07 13:13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전반 종료 직후 요리스 골키퍼와 설전

수비 가담 요구하는 무리뉴의 무리한 전술

손흥민과 요리스 골키퍼의 충돌은 수비 가담이 원인이었다. ⓒ 뉴시스 손흥민과 요리스 골키퍼의 충돌은 수비 가담이 원인이었다. ⓒ 뉴시스

맞지 않는 옷을 계속해서 입고 뛰는 토트넘 손흥민이 급기야 요리스 골키퍼로부터 질책을 당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과 34라운드 홈경기서 1-0 승리했다.


이로써 13승 9무 11패(승점 48점)째를 기록한 토트넘은 8위로 올라섰다. FFP룰을 위반해 유럽클럽대항전 출전 정지를 당한 맨체스터 시티의 징계가 확정되면, 토트넘은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 경기의 초점은 역시나 전반 종료 직후 손흥민과 위고 요리스 골키퍼의 충돌에 모아진다.


요리스 골키퍼는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터널에 들어가기 직전, 부리나케 달려와 손흥민을 강하게 질책했고 이 장면이 고스란히 중계 카메라에 담기면서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손흥민까지 물러서지 않고 맞서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영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요리스 골키퍼가 손흥민을 나무랐던 이유는 바로 ‘수비 가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전반 종료 직전, 역습 기회를 잡은 토트넘은 루카스 모우라의 패스가 부정확하게 연결됐고, 이를 에버튼 수비수가 차단하면서 재역습 기회가 만들어졌다.


페널티박스 근처에 있던 에버튼 공격수 히샬리송은 패스를 이어받았고, 곧바로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이 나왔다. 다행히 슈팅의 각도가 골문을 외면하면서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상대 공격수가 노마크 찬스를 잡은 것에 문제가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왼쪽 윙어 이동 후 득점이 멈춘 손흥민. ⓒ 뉴시스 왼쪽 윙어 이동 후 득점이 멈춘 손흥민. ⓒ 뉴시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는 왜 손흥민에게 수비 실수의 책임을 물었는가에 있다. 축구 경기에서 최종 수비수인 골키퍼가 수비 균열 발생 시 동료들을 다그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포지션은 엄연히 공격수다. 게다가 슈팅을 허용하기 직전, 손흥민은 역습에 가담하고 있던 도중이었다. 골키퍼가 공격수의 수비가담을 질책하는 장면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그래서 두 선수의 충돌이 어색하고 의문점이 들 수밖에 없다.


결국 문제의 시작은 조제 무리뉴 감독에게 맞춰질 수밖에 없다. 지금의 전술 체제에서는 손흥민의 수비 가담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왼쪽 공격수로 출전 중인 손흥민은 기존 윙포워드 역할이 아닌 수비까지 도와야하는 사실상 윙백 롤을 맡고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를 병행해야 하는 엄청난 활동량이 요구되는 포지션이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이 중앙 공격수로 복귀한 뒤 이 포지션에 위치했고, 득점 행진이 멈췄다. 심지어 지난 2경기에서는 아예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하며 모호한 입장이 돼버리고 말았다.


이는 무리뉴 감독 전술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무리뉴 감독은 과거 4-3-3 포메이션은 물론 현재의 4-2-3-1에서도 윙어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한다. 즉, 공격의 실마리는 중앙에서의 빌드업과 최전방 공격수의 마무리로 이어지는 형태다.


실제로 그가 과거 맡았던 팀들을 살펴보면, 공격 포인트의 대부분은 중앙에 위치한 선수들의 몫이었다. 디디에 드록바와 프랭크 램파드(이상 첼시), 베슬리 스나이더(인터 밀란) 등이 대표적이었고 수비 가담 롤에 적응하지 못한 공격적인 윙어(조 콜, 아르연 로번)들은 이적 수순을 밟았다.


손흥민 입장에서도 현재 역할에 대해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비록 경기 후 곧바로 화해했으나 요리스 골키퍼 또는 수비수들과 언제든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다. 손흥민의 몸은 두 개가 아니며, 공격적인 본능을 억누르기에는 그 재능이 너무 아까울 뿐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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