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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하루 멀다하고 효과 없는 ‘부동산 압박’…“민심 등 돌려”


입력 2020.07.03 06:00 수정 2020.07.02 21:55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정부 고위 관계자, 집값 안 잡히자 마음 급해졌나?…잇단 경고

10명 중 4명 “임기 후 집값 오를 것”…정부에 대한 기대감 꺾여

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17대책 발표에도 집값이 계속 오르자 정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또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하루가 멀다 하고 부동산 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추가 규제 가능성 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심은 이미 등을 돌린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초 집값 원상회복을 내걸었지만, 정부가 집값 잡기에 성공할 것이라고 신뢰하는 국민은 10명 중 2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1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0.16%, 서울은 0.6% 상승했다.


그동안 가장 보수적인 집값 통계를 내놓는 한국감정원 통계조차 6‧17대책 이후 집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그러자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지난달 2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규제대상 지역에서 빠졌지만 최근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곳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7월 중 추가 규제가 나올 것”이라며 추가규제 발표 가능성을 언급했다.


바로 다음 날인 29일엔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KBS 뉴스라인에서 “6·17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되려면 7월 중순이 돼야 한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상당 부분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까 예측이 된다”며 추가 규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김 장관은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질타하는 질문에 “(부동산 대책이)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달 1일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겠다”며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임을 확고히 했다.


곧이어 2일에는 청와대에서 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중 다주택자에 대해 “이달 중 1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처분하라”는 강력 권고를 내렸다.


이처럼 정부가 쉬지 않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압박을 더해가고 있지만, 집값 안정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집값을 잡고 말 것이라는 문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모양새다.


리얼미터에서 지난 23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현 정부 임기 종료 시 집값 전망’을 묻는 질문에 ‘올라갈 것’ 응답이 40.9%로 가장 많았다. 반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은 17.1%에 머물렀다. 이밖에 ‘변화 없을 것’이라는 대답은 29.4%를 차지했다.


특히 집값 전망 설문조사에는 수도권(서울, 경기·인천)에서 ‘올라갈 것’이란 응답이 48.4%로 나타났고,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의견에는 50.3%가 공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추가 대책의 경우 내용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규제가 나올수록 내성이 생기는 상황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보유세를 크게 인상한다고 해도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커서 버티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시장은 항상 정책보다 빠르게 움직인다”며 “추가 대책이 나온다고 해도 시장은 더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이런 구도 상에서는 집값을 잡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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