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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기관 ETF 엇갈린 베팅 …3라운드에선 누가 웃을까


입력 2020.07.01 05:00 수정 2020.07.31 23:51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상승 베팅 레버리지ETF와 하락 예상 인버스 펀드에 개인-기관 상반된 투자

기관 프로그램 매매로 6월까지 수익실현 성공…"동학개미 움직임 지켜봐야"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올해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ETF레버리지 상품에 상반된 매매패턴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올해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ETF레버리지 상품에 상반된 매매패턴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개인투자자와 기관이 올해 코스피 등락을 놓고 상반된 베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기관투자자의 선택이 맞아 들어가면서 일부 개미는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동학개미운동을 거쳐 개인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쌓인 만큼 이후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6월(29일 마감 기준)까지 개인투자자는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139조4210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KODEX 레버리지는 주가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기초자산인 코스피가 오를 경우 두 배 가량의 수익을 거둘 수 있게 설계됐다. 해당 기간 동안 개인은 코스피 하락을 예측하고 투자한 셈이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같은 기간 KODEX 레버리지를 147조7761억원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장에 베팅했다.


1월부터 3월까지는 정반대 국면이었다. 개인은 올 1분기에 193조6610억원어치의 레버리지ETF를 순매수하며 상승장에 베팅했다. 기관은 198조9591억원을 순매도하는 정반대 포지션을 취했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1, 2분기 모두 기관의 예측이 맞아떨어졌다. 올해 코스피 평균지수는 1월 2203.44포인트 2월 2167.12로 36.32포인트 빠졌다. 당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시점이어서 지수 급락은 피했지만, 하락압력이 시작될 시점이었다.


하지만 3월 평균지수는 1786.75를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380.37이나 폭락했다. 이때 레버리지에 투자했던 개인들은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확대되는 주식시장 변동성에 맞춰 미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위험 분산(헤징)을 위해 레버리지ETF를 대량 매도하면서 고수익을 올렸다.


이후에는 두 주체의 투자수요가 반대로 움직였지만 수익 여부는 비슷했다. 4월부터 대량의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코스피가 반등세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4월부터 레버리지ETF를 매도하기 시작한 개인투자자는 재차 손실을 기록했다.


4월 평균 코스피지수는 1849.59포인트로 전월 대비 62.84포인트 늘어났다. 5월에는 1965.17로 115.58포인트 급등했다. 6월에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코스피는 평균 2135.95로 한 달 새 170.78포인트나 폭등했다. 이에 하락장에 베팅했던 개인들은 손실을 상승장을 예측했던 기관은 수익을 얻었다.


이 같은 현상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인버스ETF에서도 찾을 수 있다. 개인은 올해 1, 2월 5조5893억원어치의 인버스ETF를 순매도했지만, 3월부터 6월까지는 39조859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대로 기관은 1, 2월 5조8944억원의 인버스ETF를 순매수했고, 3월부터는 45조285억원어치를 4개월에 걸쳐 순매도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시장 전문가는 기관이 프로그램 매매를 통한 기계적인 거래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자금 유출·입과 현·선물 차익 등을 위해 거래를 진행하는 기관들은 프로그램을 활용해 매 순간 매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 방식을 사용한다. 결국 의지를 갖고 상승·하락장에 베팅했다기 보다는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맞춰 포지션을 변경하는 방식의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 중 금융투자회사들은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시장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수급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투자의지가 반영된 것이어서 기관조차 지수변동을 확답하기 어려운 만큼 순간순간 거래를 통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에 초점은 7월 이후로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악화를 막기 위한 주요 부양정책이 곧 소멸될 예정인 만큼 향후 국내 증시가 조정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이후 부양책의 누적 불균형으로 인한 영향이 지배적일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라도 긴 호흡에서 주식시장이 하방 압력을 받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을 숙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동학개미운동을 주도했던 개인의 주식시장 관련 경험과 지식이 축적된 만큼 향후 지수 등락의 예측을 동반한 투자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의 KODEX 레버리지 매도세에는 단순 투자도 있지만 지수가 충분히 상승했다는 판단에 차익실현을 위해 판매한 물량도 존재하는 만큼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커진 것이 사실실"이라며 "지난 3월 폭락장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고, 개인이 대량의 차익을 실현하리라는 관측도 거의 없었던 만큼 향후 지수변동에 맞는 개인의 투자 움직임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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