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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화 결산] '기생충'으로 웃고, 코로나19로 울고


입력 2020.06.24 10:05 수정 2020.06.24 16:18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아카데미 4관왕 '세계 영화사 한획'

팬데믹 터져 영화 산업 전체 위기

ⓒ뉴시스 ⓒ뉴시스

올 상반기 극장가는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면서,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으는 동시에 한국 영화계의 저변을 넓혔다. 수상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같은 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한국 영화계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환희와 슬픔이 오간 상반기 영화계를 짚어봤다.


세계 영화사 한 획 '기생충'


칸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천만 관객을 돌파한 '기생충'은 지난 2월 9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예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4관왕을 석권했다. 작품상 수상은 비(非)영어 영화로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다.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받은 트로피는 무려 174개에 달한다.


'기생충'은 빈부 격차라는 사회 문제를 건드려 전 세계 팬들의 선택을 받았다. 수상 이후 세계 각국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지난 3월 일본에서는 극장 매출40억4716만엔(474억원)으로 한국 작품으로는 최다 흥행 기록을, 영국에서는 누적 매출 1108만8149파운드(약 174억원)를 올려 비영어영화로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올렸다. 북미 매출은 5300만달러(657억원), 월드와이드(전세계) 매출은 2억5400만 달러(3151억원)로 집계됐다


국내 시상식에어는 6월 3일 열린 제56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등 5관왕을 휩쓸었으며, 이틀 뒤 열린 2020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과 대상을 거머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장.ⓒ뉴시스 극장.ⓒ뉴시스

코로나19로 초토화된 극장가


'기생충'의 전 세계적인 인기로 인해 국내 영화계에선 제2의 봉준호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제2의 봉준호를 만들자는 계획을 꿈꾸기도 영화계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를 맞이했다. 관객수는 시간이 지날 수록 곤두박질쳤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월 전체 관객수는 전년 대비 66.9% 떨어진 737만명을 나타냈으며, 3월 관객수는 전달보다 더 떨어진 183만명을 기록했다. 4월은 더 심각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4월뿐 아니라 월별 관객 수 모두에서 최저인 97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37만명(92.7%)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5월 전체 관객 수 황금연휴 덕에 소폭 오른 153만명으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 91.6%(1654만명)나 줄어든 성적이다.


극장 매출이 전체 영화 산업의 80%를 차지하는 한국 영화계에서 텅 빈 극장은 영화 산업 전체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제작, 수입, 배급, 마케팅, 홍보 등 산업 전 분야의 영화인들은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호소하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에 정부는 '영화산업 피해 긴급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영화 시장과 영화인들을 지원하는데 17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작품당 최대 1억원씩 총 42억원을 지원하고, 영화 제작 중단으로 실업 상태에 놓인 영화인 700여명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에 8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영화발전기금 부과금도 90% 감면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극장이 아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택한 작품도 나왔다. 100억원이 넘게 든 '사냥의 시간'은 글로벌 OTT 넷플릭스를 택해 논란이 됐다. 영화제 역시 무관객 영화제로 열리면서 OTT와 손을 잡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최초로 무관객 영화제로 열려 웨이브를 통해 작품을 공개했다.


영진위는 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된 이후 관객들을 극장으로 모으기 위해서 지난 4일부터 6000원 할인권 130만장 배포하고 있다. 할인권 배포 시기에 맞춰 '침입자', '결백', '사라진 시간', '야구소녀', '#살아있다' 등 신작들이 속속 극장에 걸렸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엔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강철비2:정상회담', '오케이 마담' 이 출격한다. 개봉 예정이었던 대작 '영웅', '승리호', '모가디슈' 등은 일정을 연기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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