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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질+짜증’ 자제력 잃은 호잉, 안타까운 작별


입력 2020.06.23 00:01 수정 2020.06.23 16:0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한화, 새 외국인타자 브랜든 반즈 영입

부진으로 자신감 잃고 거칠어진 호잉과 결별

한화 이글스 떠나는 제라드 호잉. ⓒ 뉴시스 한화 이글스 떠나는 제라드 호잉. ⓒ 뉴시스

한화 이글스가 ‘복덩이’로 불렀던 제라드 호잉(31)과 끝내 결별했다.


한화는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호잉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하고, 대체 외국인 타자로 브랜든 반즈(33·미국)를 영입했다.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5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 등 총액 20만 달러다.


반즈는 2019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30개의 홈런 터뜨리며 향상된 장타력을 뽐냈다. 반즈는 메디컬 체크 및 2주간 자가격리 등을 거친 뒤 이르면 7월 중순 선수단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꼴찌에 머물러 있는 한화가 7월 중순에야 합류할 수 있는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호잉에게서 재기의 가능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창원 NC전에서는 선발에서 제외됐고, 하루 휴식 후 2번 타자로 출전한 NC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1일에는 다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최원호 감독대행도 타순 조정을 통해 호잉의 부담을 덜어주려 애썼지만 호잉은 끝내 복덩이로 돌아오지 못했다.


호잉의 부진은 한화가 꼴찌에 머물러 있는 한 원인이기도 하다. 호잉은 올 시즌 21일까지 타율 0.194 4홈런 14타점에 그칠 만큼, 극심한 타격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KBO리그 타자들 중 타율과 OPS가 꼴찌다. 퇴출된 키움 히어로즈의 테일러 모터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타자 가운데 홈런도 꼴찌다.


부진의 원인은 파악했다. 바깥쪽 코스와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낸 이후 상대 투수들이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는데 대처를 하지 못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드러났던 약점인데 시즌이 흘러도 개선되지 않다보니 호잉으로서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본인도 답답해 보내기번트나 도루까지 시도하는 몸부림을 쳤지만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삼진으로 돌아설 때 헬멧과 장갑을 집어던지거나 격하게 신경질 내는 장면이 부쩍 늘었다. 팀의 연패로 심리적으로 쫓기는 데다 자신감까지 잃다보니 신경질적 행동은 계속됐다. TV로 보는 팬들이나 상대하는 팀 선수들도 호잉이 연출한 험악한 분위기에 불편했다. 가뜩이나 18연패 등으로 분위기가 좋을 리 없는 한화 벤치에도 저런 행동은 마이너스가 됐다.


제라드 호잉 ⓒ 한화 이글스 제라드 호잉 ⓒ 한화 이글스

2018시즌의 호잉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2018년 KBO리그 무대를 밟은 호잉은 입단 당시 외국인타자 가운데 몸값이 8위에 불과했지만, 타율 0.306 30홈런 110타점의 놀라운 성적으로 한화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타선과 외야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팀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한용덕 감독으로부터 ‘복덩이’라는 칭찬까지 들으며 명실상부한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호잉의 환한 미소는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다. 긍정의 에너지와 온화한 파이팅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던 호잉의 모습은 올 시즌 온데간데없다. 침체된 팀 분위기에서 화만 많아지고, 자제력을 잃고 토해내기 바빴다.


무너진 멘탈은 호잉의 재기를 가로 막았다. 신경질과 짜증이 늘어나자 그의 형편없는 성적에도 인내심으로 기다리던 한화 팬들도 인상을 찌푸렸다. 한화 팬들과도 그렇게 사이가 벌어졌다. 이젠 그를 복덩이로 불렀던 한용덕 감독도 없다. 한화와 호잉과의 작별은 안타깝다 못해 씁쓸하기까지 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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