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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챌린지 시대②] 청년들의 ‘미닝아웃’


입력 2020.06.09 15:33 수정 2020.06.10 10:20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SNS 문화와 자기 표현 결합

"신념을 소비로 표출하는 의미"

송혜교 덕분에 챌린지.ⓒ송혜교 인스타그램 송혜교 덕분에 챌린지.ⓒ송혜교 인스타그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이후 '덕분에 챌린지', '레몬 챌린지' 등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챌린지들이 여럿 생겨났다.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가 '놀이'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 나온 챌린지들은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 챌린지가 변화 혹은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 ‘#아무노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10만여개에 가까운 게시글과 영상이 올라온다. 참여한 사람들은 "유행이라서 따라했다, "추억 남기기 위해 챌린지에 참여해서 영상을 만들었다"라며 챌린지를 하나의 놀이 문화로 봤다. 여기에 선한 의지가 더해지면 '덕분에 챌린지' 같은 공익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챌린지로 진화해 더 널리 퍼져나간다.


챌린지 문화는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밈'(Meme) 컬처에 빠르게 반응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보여준다. '밈'은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책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를 통해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문화적 유전자를 뜻한다. 최근에는 재밌는 말과 행동을 온라인에서 모방하고나 재가공한 콘텐츠들을 통칭한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꾸준히 성장해왔는데 지금은 대중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유행을 주도하고 스타를 만들어내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SNS 트렌드와 자기만의 철학과 신념을 소비로 표출하는 젊은 층의 욕구가 결합한 산물이 챌린지 문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코로나19 이후 생겨난 챌린지에선 '미닝아웃'(신념을 소비로 표출)을 하려는 청년들의 움직임이 읽힌다”며 “공익적인 챌린지에 참여하며 의미, 개인적인 만족감, 재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유행하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예전에는 유명인들이 주로 했지만 지금은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플랫폼이 생겼다”며 “코로나19로 다들 힘들고 서로 단절된 상황에서 챌린지에 참여하면 소속감과 소통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자기 존재감’과 ‘사회적 가치’를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에 주목했다. 곽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불안해하다 보니 긍정적인 기운을 받고 싶어 한다”면서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잠시나마 불안을 덜고 좋은 메시지를 받고, 또 전파하려는 심리가 챌린지에 반영된 것 같다”고 짚었다.


젊은층이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선 “활동적인 젊은 층은 코로나19로 인해 더 힘들어 한다”며 “집에만 있어야 하는 답답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우울증, 불안감은 기성세대보다 훨씬 크다. 사태가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 챌린지에 담긴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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