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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슈아 웡 “홍콩국가보안법은 일국일제(一國一制) 악법”…문 대통령 왜 반대 안하나


입력 2020.06.05 03:00 수정 2020.10.07 18:38        데스크 (desk@dailian.co.kr)

[100인 100색: 양정호의 릴레이인터뷰] 조슈아 웡(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홍콩민주화 ‘우산혁명’ 핵심운동가)

시징핑 국가주석에 대한 비판만으로도 홍콩 민주화운동가들은 10년, 20년 감옥에 갈 것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중국 신장이나 티벳처럼 철저히 억압받는 것이 불 보듯 뻔해

광주 민주화운동 겪은 한국인들이 홍콩 문제에 더욱 적극 나서길 바래

홍콩이 시징핑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홍콩국안법(香港國安法)인 국가보안법으로 연일 시끄럽다. 홍콩내에서 진행되는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2014년 홍콩 시위인 ‘우산혁명’을 주도한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사무총장)과 인터뷰를 지난 1일 스카이프(Skype) 실시간 화상방식으로 가졌다.


지난 5월말부터 일정을 조율해서 인지 한국 상황과 앞으로 논란이 계속 확대될 홍콩 국가보안법의 핵심내용에 대해 막힘없이 의견을 피력하는게 인상 깊었다. 때론 홍콩국가보안법을 말 그대로 ‘악법(惡法, evil law)’이란 표현을 꼭 강조하고 싶다고 여러 번 얘기하기도 했다. 20대 젊은 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홍콩 민주화를 향한 열정과 소신이 인터뷰 내내 곳곳에서 사용되는 ‘자치’, ‘자유’, ‘억압’, ‘투쟁’이란 단어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특히 이번 주에 발표된 한국 시민단체들의 홍콩 지지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한국의) 이해관계가 인권보다 우선시 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예전에 인권변호사였지 않았나!”라는 대목에서는 뭐라고 대꾸할 말을 잊을 정도였다. 홍콩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존슨 영국 총리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미 홍콩은 국가보안법으로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에서 일국일제(一國一制, 한 국가 한 체제)로 바뀐게 아닌가하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전 세계가 홍콩이 지금까지 누려온 자치권과 자유를 대표하는 아시아의 상징이란 점에서 더욱 국제적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조슈아 웡(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사무총장) 인터뷰 장면과 2014 우산혁명 당시 타임지 표지모델로 선정ⓒ(조슈아 웡 SNS자료) 조슈아 웡(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사무총장) 인터뷰 장면과 2014 우산혁명 당시 타임지 표지모델로 선정ⓒ(조슈아 웡 SNS자료)
◆ 홍콩국가보안법은 홍콩의 언론자유와 자치권을 위협하는 ‘악법’


▶양정호: 이번 홍콩국가보안법의 핵심내용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조슈아 웡: “국가보안법은 홍콩내 모든 반대 목소리에 침묵을 강요하는 대표적 언론탄압이다. 특히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에서 일국일제(一國一制, 한 국가 한 체제)로 바꾸려는 시도이다. 반전복법(anti-subversion law)을 제정하면 단순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도 홍콩 민주화운동가들을 감옥에 10년이나 20년 동안 가두게 될 것이다.”


▶양정호: 홍콩국가보안법은 사실 홍콩에 대한 해외의 개입 뿐만 아니라 반란, 전복, 분리독립 같은 어떤 활동도 금지시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현재 홍콩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조슈아 웡: “홍콩은 중국 신장자치구이나 티벳처럼 (심각한 억압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홍콩에서나 글로벌 커뮤니티에 상관없이 홍콩을 지지하는 운동가들과 함께 나서야 합니다.”


▶양정호: 당신은 중국 본토에 있는 반정부 운동가들과 연결고리가 있는지?


―조슈아 웡: “우리 홍콩 운동가 단체는 중국 반정부 운동가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들은 중국 본토에서 일어난 악몽 같은 일이 결국 홍콩에서도 발생하지 않도록 막고 싶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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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호: 홍콩의 자치와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 일국양제가 끝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조슈아 웡: “이미 일국양제에서 일국일제로 변질되었습니다. 우리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계속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홍콩을 지지해주고 악법(evil law)에 반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슈아 웡은 홍콩 사람들 대다수가 홍콩국가보안법은 악법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런 홍콩 시민들의 목소리는 6월 4일에 있을 대규모 텐안먼 촛불시위 참여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비록 인터뷰가 진행하는 도중에 홍콩 정부가 6월 4일 추도 집회를 금지시킨다고 발표하기 했지만 조슈아 웡을 비롯한 홍콩 민주화 진영은 계속 거리에서 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다시 한번 힘주어 말했다.


◆ 미국과 영국을 넘어 전 세계 지도자가 홍콩국가보안법 반대입장 취해야


▶양정호: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 움직임을 규탄했고 상당히 강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이러한 행동을 예상했습니까?


―조슈아 웡: “우리는 특정한 한 나라에만 의지할 수 없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지도자들 역시 중국 정부에 강한 반대입장을 표명해주기를 희망합니다. 이것은 무역 전쟁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홍콩이 계속 글로벌 금융중심지와 글로벌 비즈니스 시장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양정호: 미국은 홍콩과의 특별 무역과 경제적 지위를 박탈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것이 홍콩 경제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홍콩의 경제적 지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조슈아 웡: “홍콩은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과 자유로운 자본이 흐르는 곳입니다. 미국이 중국 정부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압박을 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만약 중국 정부가 악법(홍콩국가보안법)을 철회하면, 최소한 중국과 세계 사이의 어떤 긴장감은 중지될 것입니다.”


▶양정호: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의에 초대해 중국이 홍콩에 대해 금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할 기회를 준다면?


―조슈아 웡: “저는 작년 9월에 미국 의회 공청회에 초청 받아서 참석했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에 가서 우리의 국제 동맹들 앞에서 홍콩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할 기회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홍콩을 지지하는 것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우리를 초청하는지는 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중국 정부에 압박을 줄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인권변호사 경력에서 보듯 홍콩의 자유와 자치에 적극 앞장서야


▶양정호: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정부가 홍콩의 자유와 자치권에 대해서 어떤 종류의 행동을 취해줄 것을 기대합니까?


―조슈아 웡: “우선 (홍콩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이고 홍콩에 대한 보호장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특히 일국양제가 일국일제가 되지 않게 말입니다. 중국 정부가 홍콩반환협정 같은 국제 조약의 약속을 깼는데, 한국은 어떻게 중국이 계속 자유로운 국제 질서와 계약을 존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까!”


▶양정호: 문재인 대통령은 홍콩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것에 주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슈아 웡: “이해관계가 인권 원칙보다 우선시 되어서는 안됩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예전에 인권변호사였습니다. 우리는 한국인들이 홍콩 문제가 40여년 전의 광주와 같다는 것을 깨닫기를 촉구합니다.”


조슈아 웡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광주에서 벌어진 인권유린과 언론탄압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번에 홍콩이 중국 공산당의 강압에 넘어가게 되면, 중국내 신장 위구르인과 카자흐인 150만명을 강제수용소에 가두는 것처럼 홍콩의 민주주의 운동을 무력으로 억압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내비쳤다. 전 세계가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세부 정보를 은폐해 세계 보건을 위협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게 국제사회가 홍콩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양정호: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를 좀더 설명하면?


―조슈아 웡: “국가보안법은 정치적 자유에 관한 것만이 아닙니다. 경제적 자유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중국 정부의 독재적인 외교적 이해관계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홍콩이고 다음은 대만이 될 것이며, 그 다음은 아시아 다른 나라가 될 것입니다. 한국 역시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양정호: 오늘(6월 1일) 50여개 한국 시민운동 단체가 홍콩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혹시 한국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조슈아 웡: “홍콩 지지선언을 해주어 감사드리고, 홍콩에 대한 우정과 지지를 위해 헌신을 보여주어 감사합니다. 중국 정부가 침묵하라고 압박하지만 우리 시민사회는 계속 활동해 나갈 것이며, 홍콩이 전 세계의 더 많은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한국에 있는 시민들이 더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홍콩의 자유와 자치를 위해 유럽 지도자들에게 홍콩국가보안법 폐지를 청원하는 사이트도 마련했다고 한다. 조슈아 웡은 이런 국제적 협력을 통해 중국에 강한 압박이 가해지기를 바란다면서 한국 시민들도 서명할 수 있는 청원사이트를 바로 보내주었다.


홍콩국가보안법 반대 국제청원 사이트로 6월 3일에 이미 8만명이상 서명ⓒ(조슈아 웡 제공) 홍콩국가보안법 반대 국제청원 사이트로 6월 3일에 이미 8만명이상 서명ⓒ(조슈아 웡 제공)

인생의 좌우명을 물었더니 “홍콩이 자신이 계속 싸울 수 있도록 영감을 주어 왔다.”는 조슈아 웡의 얘기가 아직도 귓가를 맴돌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홍콩 시민들의 마음을 얻어 홍콩국가보안법 반대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그의 확신에 찬 포부에 왜소한 모습속에 단단한 돌멩이 하나가 들어있는 모습이었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톈안문 광장 기념일에 시민을 동원하기 위해 다시 나가봐야 한다는 얘기에 홍콩의 미래가 밝아 보였다. 자유와 자치, 자율의 3대 원칙이 홍콩에 어떤 모습으로 지속될지 기대해 본다.


[조슈아 웡, Joshua Wong Chi-fung, 黃之鋒]


조슈아 웡은 1996년 출생으로 현재 홍콩 데모시스토(Demosistō, 香港眾志)당 비서장(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데모시스토당은 2016년 의회선거에서 1석을 차지했으며, 올해 8월에 있을 선거에서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길 기대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내용은 2014년 홍콩민주화 ‘우산혁명’ 시위를 주도한 핵심운동가의 이미지다. 당시 비폭력저항 형태로 우산을 방패삼아 홍콩 시내를 점거하는 시위(Occupy Central)의 주도적 역할로 2014년 타임지에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로 선정되었다.


여러 번의 체포와 수감생활에서 알 수 있듯이 홍콩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로 알려졌다. 평소의 좌우명도 “홍콩이 자신이 계속 싸울 수 있도록 영감을 주어 왔다.”로 말할 정도이다. 대부분의 정치운동도 온라인을 통해 하고 있으며, SNS활동은 주로 트위터(@joshuawongcf)를 중심으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조슈아 웡 트위터 SNS 활동ⓒ 조슈아 웡 트위터 SNS 활동ⓒ
ⓒ양정호 성균관대학교 교수 ⓒ양정호 성균관대학교 교수

△“100인 100색” 심층인터뷰는 기획·진행·정리 양정호 교수, 그래픽 강나래, 사진·영상 이건희, 번역 중앙통번역 전문번역팀이참여한 인터뷰팀에서 진행합니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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