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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온라인‧물류 시너지 본격 가동…지주사 몸값 높아진다


입력 2020.05.26 06:00 수정 2020.05.25 18:0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지난달 ‘롯데온’ 출범으로 그룹 내 택배 물동량↑

롯데쇼핑, 롯데글로벌로지스 최대주주인 롯데지주 가치도 상향

코로나 사태로 면세업 위기…물류 계열사 우선 상장 전망도

지난달 ‘롯데온’ 출범을 계기로 롯데그룹 내 온라인 유통과 물류사업 시너지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그간 그룹의 한 축을 담당했던 오프라인 유통 사업의 비중을 온라인과 물류사업으로 분산시키는 모양새다.


두 사업의 핵심 계열사 모두 롯데지주가 최대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사업 성장에 따른 지주사 가치 상승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면세점 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호텔롯데에 앞서 비상장사인 물류 계열사의 상장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8일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했다. 지난 2018년 롯데닷컴을 합병해 e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한 지 2년 만에 온라인 유통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이다.


롯데쇼핑은 전국 1만5000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과 3900만 회원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3년 후인 2023년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 롯데쇼핑 연결 매출액인 17조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온라인 쇼핑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유통에서 온라인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8일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을 통합한 '롯데온'을 론칭했다.ⓒ롯데쇼핑 롯데쇼핑은 지난달 28일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을 통합한 '롯데온'을 론칭했다.ⓒ롯데쇼핑

◇롯데, 온라인 쇼핑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전국 물류망 확보


여기에는 물류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반영됐다. 롯데는 그룹 내 물류 전문 계열사를 두고 있고, 기존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유통계열사의 전국 배송망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풀필먼트 스토어와 롯데백화점의 ‘바로배송’ 서비스, 롯데슈퍼의 ‘새벽배송’ 서비스 등을 운영 중이다.


쿠팡을 비롯해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자체 유통망을 구축하거나 기존 택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물류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에 비해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롯데로지스틱스와 지난 2014년 현대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롯데글로벌로지스(구 현대로지스틱스)가 합병해 통합법인으로 재탄생했다.


그룹 내 유통계열사의 물류에서 3PL(삼자물류)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한 롯데로지스틱스와 택배에 강점을 갖고 있던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합병으로 완전한 종합물류기업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통합법인 효과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물류사업부에서 흑자전환을 이뤘고, 올해는 롯데온 출범에 힘입어 택배 사업부도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 또 향후 택배 물량 확대에 대비해 3000억원을 투자해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충북 진천에 메가허브터미널을 짓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온라인 쇼핑 시장의 경쟁력이 전국적인 물류망에서 시작되는 만큼 롯데가 온라인 유통 플랫폼 출범에 앞서 물류 통합을 먼저 추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쇼핑, 롯데글로벌로지스 최대주주는 롯데지주…호텔롯데 상장 전 몸값 높이기 전망도


한편 올해 롯데온 출범에 맞춰 온라인과 물류 사업 시너지가 본격화 되면서 이들 계열사의 최대주주인 롯데지주의 몸값도 한층 상승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물류 계열사 두 곳의 합병 과정에서 롯데지주는 구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엘엘에이치와 롯데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인 L제2투자회사에 밀려 2대 주주에 머물러있었다.


하지만 분할 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롯데지주는 통합법인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동시에 기존 최대주주였던 일본 롯데 계열사(L제2투자회사)를 제치는 효과도 거뒀다. 그만큼 신동빈 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높아졌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호텔롯데 상장 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그룹 내 다른 비상장사의 상장 작업이 우선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호텔롯데의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다른 비상장 계열사를 먼저 상장해 롯데지주의 가치를 높일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는 올 1분기 호텔롯데를 비롯해 코리아세븐, 롯데GRS, 롯데컬쳐웍스, 롯데홈쇼핑,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6개 계열사의 동시 기업공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광범위한 그룹 임원인사 당시만 해도 올해 호텔롯데 상장이 가장 먼저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면세점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택배물량 증가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우선 상장 대상으로 부상한 셈이다.


앞서 지난 19일 신동빈 회장이 귀국 후 열린 첫 임원회의에서도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를 집중해 달라”고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0일 롯데 황각규부회장이(왼쪽 두번째) 충북 진천 은암산단에 건설 중인 물류센터 '메가 허브 터미널'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건설 관계자들과 함께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롯데지주 지난 20일 롯데 황각규부회장이(왼쪽 두번째) 충북 진천 은암산단에 건설 중인 물류센터 '메가 허브 터미널'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건설 관계자들과 함께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롯데지주

임원회의 이후 21일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충북 진천의 롯데글로벌로지스 택배 메가 허브터미널 건립 현장을 방문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그룹 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택배, 물류 사업 분야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황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줄이고 온라인 쇼핑을 더욱 활발하게 하기 시작하면서 택배 허브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진천의 택배 메가허브터미널은 적기에 잘 시작된 프로젝트이니,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잘 완료해 모범적인 그룹 신사업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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