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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TV 생산라인 해외 이전 결정 이유는?


입력 2020.05.20 16:23 수정 2020.05.20 17:2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구미 2개 라인 연내 인도네이사로 이전

생산 효율성·원가 경쟁력 향상 위해 강수

국내 유턴·해외 이전 방지 위한 지원 필요

LG전자 직원이 지난해 5월 경북 구미사업장 내 신뢰성시험실에서 포장된 상태의 올레드TV제품을 다시 뜯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 직원이 지난해 5월 경북 구미사업장 내 신뢰성시험실에서 포장된 상태의 올레드TV제품을 다시 뜯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가 구미 공장의 TV 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하는 결정을 한 것은 결국 효율성과 경쟁력에 초점이 맞춰진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생산라인 해외 이전 결정은 비용 절감을 통해 생산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높여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방편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앞서 이날 이르면 올해 말까지 구미사업장의 TV 생산라인 6개 중 2개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올 하반기 순차적으로 생산라인 이전을 진행해 내년 초부터 인도네시아 지비뚱 공장에서 생산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에서의 제품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아시아권 TV 거점 생산 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구미사업장에서는 현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액정표시장치(LCD) TV·컴퓨터용 모니터 등을 조립·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의 기업소비자간(B2C)용 TV 제품의 생산라인이 이전하게 된다.


B2C용 제품은 롤러블(Rollable·둘둘 말수 있는) TV 등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만 일부 생산하고 나머지는 월페이퍼(Wallpaper)나 의료용 모니터 등 기업간(B2B)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내년부터 대부분의 범용 제품 생산이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이전돼 이뤄지면서 구미 사업장에서의 제품 생산 물량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OLED 제품도 그동안 생산 노하우가 어느정도 축적된 상황이라 이전으로 인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구미 사업장에서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제품들 위주로만 생산라인을 가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OLED TV 시장 확대 앞두고 효율성 향상-경쟁력 강화 포석


LG전자의 이번 생산라인 이전은 OLED TV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효율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지난 2013년 전 세계 최초로 출시한 OLED TV는 최근 수요와 함께 생산 업체들이 함께 증가하면서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OLED TV 판매량은 올해 350만대에서 내년에는 600만대, 2024년에는 95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3년 LG전자 단 한 곳이었던 제조업체도 스카이워스·하이센스(중국), 소니·파나소닉(일본), 필립스·메츠(유럽) 등으로 15개 업체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중국 IT공룡 화웨이까지 시장에 합류하면서 연내 출시를 예고한 샤오미·샤프·비지오 등을 포함, 총 19개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65인치 롤러블 올레드(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살펴보고 있다.ⓒLG전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65인치 롤러블 올레드(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살펴보고 있다.ⓒLG전자

이 때문에 LG전자가 시장 확대를 앞두고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성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높은 가격 부담을 떨쳐 내지 못한 OLED TV는 가격을 낮추면서도 마진은 높여야 하는 딜레마적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경쟁해야할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가격 경쟁이 계속 심화될 수 밖에 없는 구도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 높은 인건비로 인해 생산라인 유지를 위해서는 고비용 구조를 탈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전자가 그동안 구미공장의 해외 이전설이 돌때마다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제조업의 특성상 생산효율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혀 온 것도 이러한 고민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 가전 제품인 TV도 점점 치열해지는 가격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원가 절감을 통해 비용대비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과 경쟁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행보로 보는 해석도 나온다. 예전과 달리 글로벌 시장 체제로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있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밸류 체인(GVC·가치사슬)의 변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이에 철저히 대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기업들 입장에서야 전 세계 지역별로 생산 거점을 강화시키는 것이 생산 효율성 향상 뿐만 아니라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며 “기존 시장에서의 경쟁은 물론 신시장 개척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계 “특단의 대책 없이는 기업들의 해외 이전 못 막아”


재계에서도 LG전자의 생산라인 해외 이전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어쩔수 없는 선택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정부가 제조업의 국내유턴(리쇼어링·Reshoring)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관련 정책과 지원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상승이 가파르게 이뤄지면서 비용 대비 생산성이 떨어지는 구조로 가고 있는데다 당장 리쇼어링이나 해외 이전 철회 기업들에 대한 보상이나 인센티브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날로 심화되는 시장 경쟁 속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감안하면 고용창출을 통한 경제 효과 논리로만 붙잡아 둘수 없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는 데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국내에 남아 있으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국내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정책적 지원 없이는 해외로의 유출은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직원이 지난해 5월 경북 구미사업장 내 생산라인에서 LG 올레드 TV의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 직원이 지난해 5월 경북 구미사업장 내 생산라인에서 LG 올레드 TV의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LG전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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