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총학생회 ´홍석천 대학생과 만나다´

홍갑의 기자 (kuh3388@hanmail.net)

입력 2007.11.08 17:27  수정

“커밍아웃은 사실 목숨을 걸고 한 행동이었고, 저로서는 엄청난 의미를 가진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소중하고 의미 있는 행동이었지요.”

조선대에서 탤런트 홍석천이 조선대 총학생회 초청으로 강연하고 있다.

2000년 9월 국내 유명인 중 처음으로 커밍아웃(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행위)하고 연예계를 떠났던 탤런트 홍석천. 한국사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기여한 공로로 2004년 미국시사 주간지 ‘타임’ 아시아판이 선정한 ‘아시아의 젊은 영웅 20인’에 선정되기도 한 그가 조선대학교 학생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선대총학생회(회장 하경훈.영어영문학과 4) 주최로 7일 오후 3시 본관 257강의실에서 열린 ‘홍석천, 대학생과 만나다’ 초청강연회에서 홍석천은 ‘스무살, 세상과 맞짱 뜨다’라는 주제로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2000년 당시 연예인으로서 전성기를 누리면서도 동성애자라는 숨겨진 사실로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던 그는 “불행의 시간을 뒤로 하고 삶에 대한 진정한 자유와 진짜 행복을 위해” 자발적 커밍아웃을 선택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동성애자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줄 알고 있었지만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더 많이 힘든 세월을 보냈다”며 “그냥 행복하고 싶어서 커밍아웃했다”고 말했다.

이어 “1999년 말 종말론 때문에 온 세상이 떠들썩할 때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네덜란드 남자친구와 불꽃놀이를 보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커밍아웃 해야겠다”며 “2000년을 기점으로 더 이상 부끄럽게 생각하고, 숨어살지 않고 당당하게, 행복하게 살자고 결심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당시 1주일에 6개 프로그램에 출연할 만큼 바쁘게 살면서 돈도 많이 벌었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커밍아웃했던 절실함은 가슴 한 구석이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털어놓았다"고 그때 심정을 밝혔다.

또 “어려서부터 남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부끄럽고, 고민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군대 다녀와 남자친구와 사귀면서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며 “ 내가 동성애자로서 남이 갖지 못한 달란트를 가졌다고 나를 받아들이고, 아끼고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3년 동안 반지하방에서 남자친구와 동거하면서 집안에서는 황홀했지만 집밖으로 한 걸음만 나가면 당당하게 남자친구라고 소개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팠다”며 “그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나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남들에게 이야기해야겠다”고 밝혔다.

그는 “커밍아웃하고 밖에 나갈 수도 없고, 쏟아지는 사회비난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표정 관리하며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딛으며 견뎠다”며 “혹시 나로 인해서 살 수 있는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는 친구가 있다면 큰 보람일 것이고, 누군가에게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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