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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신라젠, 기사회생 가능성은?


입력 2020.05.13 05:00 수정 2020.05.12 22:20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임상시험 중단 사실 공시 전에 주식 매각한 혐의

이용한·곽병학·문은상 등 줄줄이 구속…경영 공백 우려도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바이오기업 신라젠의 주식을 거래한 혐의를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바이오기업 신라젠의 주식을 거래한 혐의를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미공개 정보를 사전 입수해 보유 주식을 매각, 대규모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는 문은상 대표가 지난 12일 구속되면서 신라젠이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주요 임원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상장폐지 기로에 선 상황에서 신라젠이 과연 기사회생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한때 시가총액이 9조원을 넘었던 신라젠이 위기를 맞은 건 지난해 8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이 미국으로부터 임상3상 중단 권고를 받은 뒤부터다. 당시 임상 3상 실패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고,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봤다.


문 대표는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미리 보유 주식을 팔아 손실을 피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2014년 페이퍼컴퍼니를 앞세워 무자본으로 신라젠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해 회사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이미 이용한 전 신라젠 대표이사와 곽병학 전 사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특경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 BW 발행 논란… 신라젠 "위법행위 아니다"


신라젠 측은 BW 발행 논란과 관련해 "당시 BW 발행은 동부증권과 기관투자가들의 펀딩 개시를 위한 요구사항이었으며, 대주주 3인이 사적인 목적을 취하고자 먼저 요구한 사항이 아니다"면서 "이는 대형 로펌으로부터 법률적인 검토를 받고 위법행위가 아니라는 자문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기관투자가들은 BW 실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미 실행 시 그들이 투자한 금액의 반환을 요구했기에 회사 존속을 위해 BW 발행 및 실행은 당시로서는 다른 선택사항이 없는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자금 한푼 들이지 않고 주식을 부당 취득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주주 3인이 주당 평균취득단가는 4만원 정도이며, 부당이익으로 거론되는 1900억원 중 1700억원을 이미 국세청에 세금으로 납부했다는 게 신라젠의 주장이다.


◆ 상장폐지 오는 8월 결정될 듯… 신라젠 "상폐되는 일 없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9일 신라젠에 대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신라젠이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거래소는 15일 이내, 즉 6월 19일까지 신라젠으로부터 경영개선계획서를 받게 된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7월 17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열고 상장 폐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추가적인 조사를 감안해 대상 여부 기간을 15일 연장할 수 있어서 신라젠의 최종 상장 폐지 여부는 늦어도 8월에는 결정될 전망이다.


대표 구속으로 인한 경영 공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표를 비롯해 주요 임원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신라젠이 진행 중인 연구개발(R&D)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신라젠은 12일 공시를 통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당사 정관 제34조에 따른 대표이사 직무대행 위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현재 신장암에 대한 펙사벡의 임상1상을 한국과 호주 등에서 진행 중이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동물실험에도 착수한 상태다.


신라젠은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동물실험을 캐나다에서 시작했다. 당초 신라젠은 북미 지역에서 후보물질 개발하는데 6주를 예상했으나 개발 기간을 대폭 줄인 3주 만에 백신 후보물질 2종(KCo-Vec 001, KCo-Vec 002)을 도출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상장폐지 실질심사에서 재정 건전성과 미래 파이프라인의 계속성을 평가받는데 그 부분은 제대로 소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장암 등의 임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됐고, 자금은 충분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백신의 동물 임상 결과는 6월 초나 중순에는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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