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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우려 무색’ 확 바뀐 안치홍, 재평가 향해 순항


입력 2020.05.04 00:01 수정 2020.05.04 07:3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미디어데이서 소환된 안치홍, 성적으로 소심한 성격 덮어

빠르게 롯데 적응 중..2년 후 재평가 받겠다는 의지 강해

안치홍 ⓒ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 ⓒ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2)과 롯데 자이언츠 캡틴 민병헌(33)이 안치홍(30)을 놓고 유쾌한 배틀(?)을 펼쳤다.


지난 2일 사전 녹화로 진행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미디어데이’가 3일 방영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지를 위해 화상으로 열린 이번 미디어데이에서 주장들끼리 펼치는 1:1 설전 배틀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이목을 끌어당겼다. 그 중에서도 양현종-민병헌의 설전 ‘소재’가 된 안치홍 소환 대목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양현종은 민병헌에게 FA로 이적한 안치홍을 부탁하는 말을 남겼다. 양현종은 "(안)치홍이가 숫기도 없고 소심한 성격이다. 성적이 안 좋으면 표정이 많이 어둡다. 그럴 때 소주 한 병 들고 다가가면 수다맨이 된다“고 안치홍 접근 ‘꿀팁’을 전달했다.


민병헌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가 잘못 들었나. 연습경기 때부터 야구를 너무 잘해서 그런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라커룸을 휘젓고 다닌다. 곧 사투리도 쓸 것 같다”며 웃었다. 안치홍이 연습경기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소심한 성격을 덮었고, 그로 인해 새로운 팀 롯데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 팬들도 연습경기 내내 안치홍의 활약을 보며 반색했다. 안치홍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는 만큼, 안치홍을 보내는 KIA 동료 선수들이 팬들도 마음이 아팠다.


2009년 2차 1라운드로 KIA 타이거즈 입단 이후 KIA에서만 뛰던 안치홍은 데뷔 시즌부터 주전 2루수로 도약하며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최연소 올스타 MVP, 세 차례 골든글러브,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으로 KIA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FA 직전 좋지 않았다. 2019시즌 크고 작은 부상으로 105경기 출전에 그친 안치홍은 공인구 반발계수 변화 속 직전해에 비해 타격 지표(홈런 23→5개/OPS 0.955→0.792)가 크게 악화됐다.


FA로서 두 달을 기다린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린 안치홍은 1월 6일 SNS를 통해 팬들에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광주에 처음 발을 디딘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태어나고 자란 곳은 서울이지만 고향은 광주라고 느껴진다”며 “(롯데와의 FA 계약)결정을 전하는 마음이 더 무겁다”는 심경을 적었다.


안치홍은 그렇게 힘들게 KIA와 결별했다. 롯데와 계약기간 2+2년, 최대 56억 원에 계약하고 정들었던 KIA를 떠났다. 흡족한 계약 규모는 아니지만, 작년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안치홍은 선수 인생의 프라임 시기를 앞두고 롯데서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뽐낸 뒤 재평가 받겠다는 생각이다.


2루수 안치홍. ⓒ 롯데 자이언츠 2루수 안치홍. ⓒ 롯데 자이언츠

지금까지는 순항하고 있다. 교류 연습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을 넘겼고, 가장 많은 46득점을 기록했는데 안치홍의 역할이 컸다. 안치홍은 타율 0.533(15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KIA에서 4번타자로도 활약했던 안치홍이 5번 타자로 펄펄 날면서 4번 타자 이대호의 부담도 덜었다.


수비에서는 딕슨 마차도와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롯데의 약점이었던 센터라인을 강점으로 바꾸어놓았다. 지난해 장타력을 위해 근력을 키우면서 2루 수비범위가 좁아졌다는 지적을 받는 등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연습경기 내내 수비에서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며 롯데의 최소실책 1위에 기여했다.


양현종의 애정 어린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확 바뀐 환경에서 확 바뀐 모습으로 재평가를 향해 순조롭게 뛰어가고 있는 안치홍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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