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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너의 얼굴은] '한없이 인간적인' 조정석


입력 2020.04.29 00:01 수정 2020.05.21 10:08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슬기로운 의사생활'서 이익준 역

능청스러움·진지함 오가며 팔색조 연기

<배우의 얼굴은 변화무쌍합니다. 비슷한 캐릭터라도 작품에 따라 달라지고, 같은 작품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른 색을 냅니다. 대중은 그 변화하는 얼굴에서 희로애락을 읽으며 감정을 이입합니다. 여기서는 최근 주목할 만하거나 화제가 된 배우들의 작품 속 얼굴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 조정석.ⓒ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조정석.ⓒtvN

공부도, 수술도, 노래도 못 하는 게 없다. 설렁설렁하는 것 같지만 결과물은 최고다. 천재 중에 천재 이익준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중심축을 지탱한 캐릭터다. 익준은 '천의 얼굴'의 소유자 배우 조정석이 맡았다.


의대 수석으로 입학한 익준은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 동기 중 빠른 승진으로 승승장구 중인 그에게 실패란 없다. 삶이 즐겁고 유쾌할 뿐이다. 타고난 센스와 유쾌함은 트레이드 마크요, 수다스러움은 덤이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익준의 '밝음'은 조정석을 만나 반짝반짝 빛난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를 맛깔나게 해온 조정석의 얼굴은 익준이에게 최적화됐다.


조정석의 얼굴에는 다채로운 색이 자유롭게 입혀진다. 누군가를 웃음 짓게 하는 천진함, 상대방을 끌리게 하는 마력, 어딘가 '짠내'가 나는 안쓰러움, 미워할 수 없는 능글맞음. 조정석의 이런 얼굴은 겉으론 밝지만 속에는 사연이 있는 익준이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첫 회 다스베이더 헬맷을 쓴 채 나온 조정석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도 등장만으로 극을 휘어잡았고, 헬맷을 벗지 못한 채 수술을 집도하는 장면에서는 웃음과 긴장감을 동시에 주며 특유의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조정석.ⓒ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조정석.ⓒtvN

처음으로 의사 가운을 입은 조정석의 강점은 친근함이다. 환자들이나 병원 식구들에게 살뜰하게 다가가는 장면에서는 아이 같은 천진한 표정이 얼굴에 번진다. 동생 익순(곽선영 분)과 랩배틀을 하는 장면에선 얼굴 근육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웃음을 줬다. 작품을 통해 쌓아온 밝은 얼굴이 이번 작품에서는 바쁘게 돌아가는 병원에서 활력소가 된다.


조정석의 전매특허인 '짠내'나는 얼굴도 이번 작품에서 놓칠 수 없다. 아내에게 이혼을 통보받은 후 당황함으로 가득찬 조정석의 얼굴은 이내 담담한 얼굴로 바뀐다. 아내를 원망하지 않는 익준의 성격인데, 시청자들은 오히려 슬픔을 직선적으로 터뜨리지 않은 조정석의 얼굴에서 더 큰 안쓰러움을 느꼈다.


누군가를 챙길 땐 또 어떤가. 송화(전미도 분)를 좋아했던 익준은 송화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송화를 좋아했다가 바람맞은 양석형(김대명 분)을 위로할 뿐이다. 송화에게 연락이 와도 익준의 얼굴에는 흔들림이 없다. 친구를 위해 자신의 마음을 접는 씀씀이는 조정석의 깊은 눈을 통해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송화와 처음 만났던 대학교 면접 장면에서는 송화를 힐끗 쳐다보는 얼굴만으로 설렘을 선사했으며, 송화가 조직 검사 결과를 받을 때는 걱정스러운 눈빛만으로 꾹 눌러뒀던 마음을 살포시 드러냈다.


조정석의 얼굴은 동기들과 밴드부 활동에서 유독 환하다. 잠시 일을 접고 노래를 부르는 얼굴에선 웃음이 가득하다. 노래에 능한 조정석의 시원한 목소리와 음악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하는 표정은 음악을 듣는 재미를 더한다.


그야말로 팔색조다. 적당히 무겁고, 적당히 가벼운, 인간적이어서 더 끌리는 조정석의 얼굴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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