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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민 밉상 돼있더라"…혹시 '자백'인가


입력 2020.04.23 03:30 수정 2020.04.23 05:57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총선 앞두고 흠집…네거티브 십자포화 때문

그래도 중도보수 정당득표보다 많은 표 얻어

"국민 밉상 돼있더라"…'만들었다'는 자백일까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공식선거운동기간 중 사당역 인근 골목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공식선거운동기간 중 사당역 인근 골목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미래통합당 전 원내대표가 4·15 총선에서 석패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 5만3026표(45.0%)를 득표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한 해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맡아 맹활약을 펼쳤다. 광화문집회 등 대여 투쟁 현장에서는 황교안 전 대표보다도 높은 인기로 범여권으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서울경제가 지난 7일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이유로는 '개인 자질과 역량이 우수해서'라는 응답이 35.8%로 가장 높았다. 경쟁 후보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지지하는 이유가 '소속 정당 때문'이 41.4%로 가장 높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더욱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렇던 개인적 경쟁력이 총선을 앞두고 훼손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정권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는 평가를 받는 지상파 방송사는 나 전 원내대표의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을 집중적으로 흠집내는 방송을 총선 직전에 연속적으로 내보냈다. 시민단체의 외피를 덮어쓴 '연속 고발 쇼'도 펼쳐졌다. 서울 한복판에서 북한 김정은 칭송을 했던 연북(聯北) 성향 단체도 서울 동작을을 휘젓고 다녔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현 집권 세력이 '재미 좀 봤던' 막판 피부과 관련 네거티브가 더욱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돌아온 듯 하다. 이들에게 누구라도 '국민 밉상'으로 만드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 아니었을까.


그래놓고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천연덕스럽게 나 전 원내대표를 가리켜 "국민 밉상이 돼 있더라"고 했다. 누가 어느 순간 '국민 밉상'으로 돼 있도록 만들었다는 말일까. 혹시 '국민 밉상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자백이었을까.


대대적인 네거티브에도 불구하고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게 5만3026표라는, 소중한 국민들의 표가 모인 것은 주목할만하다. 나 전 원내대표는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미래한국당·국민의당·우리공화당이 득표한 정당투표보다 수천 표 이상 많은 표를 득표했다. 정당은 중도·보수 정당을 찍지 않았는데도 인물은 나 전 원내대표에게 투표한 유권자, '국민 밉상' 몰이 공작에 속아넘어가지 않은 현명한 유권자가 수천 명에 달할 정도였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 있고, 일부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 있겠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시간이 흘러가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깨달을 것이다. 그날이 오면 민주당의 어느 누가 '국민 밉상'으로 전락해 있을지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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