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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제작사도 손 들었다…코로나19에 속수무책 공연계

  • [데일리안] 입력 2020.03.26 08:57
  • 수정 2020.03.26 12:27
  •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뮤지컬 '맘마미아' '마마돈크라이' 연극 '렛미인' 취소

뮤지컬 '로빈' 연극 '1인용 식탁' 연기

'맘마미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렛미인', '로빈', '마마, 돈크라이' 등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공연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 신시컴퍼니 /알앤디웍스 /쇼플레이

공연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취소 도미노 현상'으로 비상에 걸렸다. 가까스로 버티며 공연을 강행하려는 의지가 엿보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24일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는 뮤지컬 '맘마미아!'와 연극 '렛미인'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신시컴퍼니는 "정부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활동 지침을 발표, 전 국민과 사업장에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며 "신시컴퍼니는 4월 7일 오픈을 앞둔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을 강행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판단,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4월 30일 개막 예정이던 연극 '렛미인'은 영국 현지 사정으로 취소가 불가피한 경우다. 영국 정부의 해외 출국 자제 권고로 순차적으로 내한할 예정이던 무브먼트 디렉터와 다수의 무대 스태프들의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신시컴퍼니는 "NTS와 함께 입국해 있는 협력 연출과 국내 스태프만으로 공연을 지속할 수 있을지 논의해 보았으나 공연제작사로서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완성도를 선보이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 판단, 공연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신시컴퍼니는 지난 2월에도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조기 폐막과 뮤지컬 '아이다'의 부산 공연을 취소한 바 있다. '맘마미아!'는 당초 3월 8일에서 4월 7일로 개막을 한 달 연기했지만, 결국 공연 개최가 무산됐다.


27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할 예정이던 뮤지컬 '마마돈크라이'도 공연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취소를 결정했다. 제작사인 알앤디웍스는 25일 "계속해서 하강세와 확산을 반복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야기되는 예측 불가한 변수들이 관객과 배우, 스태프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며 공연 취소 결정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마마돈크라이'는 지난달에도 공연 개막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25일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개막 예정이던 뮤지컬 '로빈'도 개막을 5월 1일로 연기했으며, 두산아트센터에서 4월 21일 개막하려던 연극 '1인용 식탁'도 연기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취소 및 연기는 이미 익숙한 광경이긴 하다. 4월 19일까지 공연 예정이던 뮤지컬 '셜록홈즈'는 지난 8일 공연을 끝으로 사전 예고 없이 조기 폐막을 결정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배우, 스태프에 대한 임금 미지급 논란을 '코로나19'를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 공연들도 있었다. 1월 30일 막을 내린 뮤지컬 '위윌락유'와 2월 10일 막을 내린 뮤지컬 '영웅본색'은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이후 제작사의 임금 체불로 인한 갈등이 원인이었음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메이저 제작사로 꼽히는 신시컴퍼니 마저 공연 취소를 결정할 만큼, 향후 공연계에 대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현재 공연 중인 '드라큘라' '라흐마니노프' 등과 4월 개막을 앞둔 뮤지컬 '또!오해영' 연극 '리지' '데스트랩' 등은 아직 공연 축소 및 취소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공연 관계자는 "티켓오픈 초기에는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최근 들어 티켓 판매가 떨어지는 상황"이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당장 취소하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니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로 제작사 입장에선 티켓 판매 부진으로 인한 손해를 오롯이 감수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 또 다른 공연 관계자는 "공연 취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가 변수다. 가장 걱정되는 건 정부가 강제적으로 공연 금지를 권고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차라리 취소 후 상황을 지켜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미국 뉴욕주에서는 500명 이상이 모이는 공연과 집회를 중단토록 해 브로드웨이 공연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에서는 아직 그런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4월 6일로 예정된 초·중·고 개학조차 차질을 빚는다면 더 강력한 정부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보여 공연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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