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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갈지자 마스크 정책, 그 혼돈의 '일지'…"국민을 호구로 압니까"

  • [데일리안] 입력 2020.03.10 06:00
  • 수정 2020.03.10 07:24
  •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50일 사이 마스크 착용 권고부터 사용 자제까지…계속된 말 바꾸기에 혼란 가중

설익은 정책에 섣부른 발표 그리고 부처 간 이견까지…줄 서기는 여전

9일 마스크 요일제가 시행된 첫날,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다.ⓒ데일리안9일 마스크 요일제가 시행된 첫날,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다.ⓒ데일리안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가 발생하고 50일이 지났다. 그동안 정부는 마스크 수급 대책만 4번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의 혼란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설익은 대책과 정부의 오락가락 말 바꾸기 행정으로 시민들은 매일 아침 줄 서기를 강요받다 허탕을 치기 일쑤였고, 계속되는 마스크 수급 불안에 분통을 터뜨리는 일상다반사가 됐다. 첫 확진자 발생 후 50일간 정부의 마스크 대책 관련 발언들을 모아봤다.


<1월 29일> 식약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KF94’, ‘KF99’ 등급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 확진자 발생 후 9일이 지난 1월 29일 식약처는 감염 예방을 위해 KF94, KF99 등급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의 발표로 마스크 구입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늘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설 정도의 마스크 대란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다만 중국 내에서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한국을 찾은 바이어들과 보따리상들이 앞다퉈 마스크 수출에 나선 시기이기도 하다.


<2월 2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마스크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


중국으로 넘어가는 마스크 물량이 크게 늘고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마스크 대란 조짐이 보이기 시작할 즈음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마스크 수급에 문제가 없다며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2월 4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마스크는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쓰는 것이다. 면 마스크는 아무래도 젖을 수가 있고 바이러스로부터 완전히 보호하는데 제약이 있다."


<2월 6일>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KF94, KF99는 의료진에게 권장되는 마스크다. 일상생활에서는 보건용 마스크나 방한용 마스크로도 충분히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수급불안에 문제가 없다는 경제부총리 발언에 이어 마스크 착용을 두고 보건당국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된 시기다. 이 당시 온라인에서는 주문이 됐다가 취소되고 웃돈을 붙여 재판매에 나서는 판매자들이 늘면서 사재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 여기에 초기 높은 등급의 마스크 착용을 권유했던 보건당국이 일반 방한용 마스크로도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을 바꾸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본격화 됐다.


<2월 26일> 문재인 대통령 "마스크 물량은 충분히 확보됐다."


KF94 마스크 가격이 시중에서 한 장에 4000~5000원에 판매될 정도로 가격이 뛴 데다 그마저도 구하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빗발쳤던 2월 26일 정부는 마스크 긴급수급조정조치 실시했다. 수출 비중을 국내 생산량의 10%로 제한하고 약국, 농협 하나로마트,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한 의무 공급 비율을 50%로 설정했다.


하지만 시행 첫날부터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새벽부터 공적판매처를 찾은 시민들은 허탕을 치기 일쑤였다. 길게 늘어선 줄이 무색하게 공적물량이 공급되지 않거나 적은 물량만 유통되면서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당초 정부가 확보한 물량을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약국 등 공적판매처가 개별적으로 공급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물량을 전달받는 방식이어서 정부의 발표처럼 곧바로 물량이 유통되지 않았던 탓이다. 마스크 대란의 가장 큰 문제였던 공급 부족을 간과한 것이 패착이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마스크 물량이 충분하다고 언급했지만 이미 엄청난 양의 마스크가 중국으로 팔려나간 뒤였다. 국내 마스크 생산업체들은 중국으로부터 필터 등 원부자재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정부가 예상했던 1일 1000만장 생산량에 비해 20~30% 적은 양만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표>시기별 정부의 마스크 대책 관련 발언. 사태가 악화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말바꾸기가 잦아지며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데일리안<표>시기별 정부의 마스크 대책 관련 발언. 사태가 악화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말바꾸기가 잦아지며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데일리안

<3월 3일> 식약처와 질본 “보건용 마스크를 재사용해도 되고, 보건용 마스크가 없다면 면 마스크를 대신 사용해도 된다.”


마스크 공급부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보건당국은 재사용과 면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KF94, KF80처럼 식약처가 인증한 높은 등급의 마스크 사용을 권장한 것에서 한 발 물러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반대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마스크 대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정부가 말을 바꾸며 꼼수를 쓴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보건용으로 면 마스크를 사용하거나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3월 6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거나 건강한 분들은 마스크 사용을 자제해줘야 한다."


매일 약국, 농협 하나로마트, 우체국 앞에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한 인파가 몰리면서 급기야는 마스크 사용을 자제하라는 말이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나왔다. 하루 수백명씩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기는커녕 자제해달라는 입장이 나오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관련 기사 댓글에는 이를 비난하는 시민들의 분노가 가득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중국에 마크스와 방호복 등을 지원한 것을 두고 ‘자국민들은 사지로 내몰고 중국만 챙긴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초기 마스크 사용을 독려했던 정부가 등급을 낮추더니 재사용 및 면 마스크 사용을 권유하고 급기야는 쓰지 말라는 ‘자제’ 표현까지 등장했다며 조롱하는 시민들도 늘었다.


<3월 8일> 마스크 구매 5부제 대리 구매 허용


정부는 5일 '마스크 구매 5부제' 대책을 발표했다. 월요일은 1·6년, 화요일 2·7년, 수요일 3·8년, 목요일 4·9년, 금요일 5·0년으로 출생연도가 끝나는 이들이 약국에서 마스크를 일주일에 2매씩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하지만 5부제 발표 3일 만에 대리 구매 대상을 확대하면서 한 번 더 입장을 번복했다. 당초 장애인에게만 허용하기로 했던 대리 구매 대상을 만 10세 이하 어린이와 만 80세 이상 노인으로 확대했다.


어린아이와 노인들까지 마스크 구입을 위해 장시간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을 면하게 됐지만, 시행을 하루 앞두고 정부가 또 다시 말을 바꾸면서 시민들의 혼란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은 피하기가 어렵게 됐다.


<3월 9일> ‘마스크 구매 5부제’ 첫날도 줄서기는 여전


우여곡절 끝에 전국 약국에서 마스크 구매 5부제가 시행됐지만 약국마다 입고 시간이 다른 탓에 약국을 돌며 줄을 서는 풍경은 여전했다. 약사가 혼자 근무하는 1인 약국의 경우에는 신분증을 확인하고 마스크를 판매하는 등 업무가 늘면서 처방약 손님은 돌려보내야 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5부제 정책의 숙지가 잘 안 된 일부 고령자들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섰가다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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