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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기고만장하며 훈수 두는 이유

  • [데일리안] 입력 2020.02.27 08:20
  • 수정 2020.02.28 05:59
  • 하재근 문화평론가 ()

한국은 민주국가 독재통제 국가인 중국과 달라

과도하게 오만한 태도는 양국관계에 좋을 것 없어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3일 오전 국회의장실을 예방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에게 시진핑 주석에게 보내는 코로나19 사태 위로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3일 오전 국회의장실을 예방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에게 시진핑 주석에게 보내는 코로나19 사태 위로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중국 측에서 최근 잇따라 한국의 방역을 평가절하하며 훈수를 두는 듯한 발언이 나와 공분이 일었다. 대표적인 발언이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편집인의 SNS 발언이다. 개인 발언이긴 하지만 관영매체의 편집인이라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발언의 무게가 남다르다.


후시진은 22일에 ‘한국의 전염병 사태가 심각하며, 한국의 행동이 느리다’고 써서, 한국에서 ‘남 말하네’라는 조롱이 나왔다. 그밖에도 후시진은 “중국에서의 발병을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제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한풀이식 발언을 하기도 했다.


중국이 한국의 대처가 느리다고 지적하는 것은 그들이 우한-후베이성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WHO에서 중국의 대응을 치하하는 듯한 발언이 나와 이 또한 공분을 불러일으켰는데, WHO가 중국의 공을 인정한 것도 우한-후베이성 봉쇄인 걸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월 23일에 우한 봉쇄를 단행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634명인 시점이었다. 우한 인구 1100만이다. 이 정도 대도시를 봉쇄한 것은 유래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함께 봉쇄된 황강은 750만, 어저우는 107만 명이다. 그후 후베이성 일대로 봉쇄선이 넓혀지면서 약 5800만 명 정도가 봉쇄선 안에 갇혔다.


당시 우한과 후베이성 주변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사람을 막는 모습을 보며 야만적이라고 우리 언론이 비웃었었다. 우한 봉쇄가 너무 늦어서 바이러스가 확산됐다고 집단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나도 당시 방송에서 뒤늦은 봉쇄의 문제를 지적했던 사람 중의 하나다. 남의 일이라서 역지사지를 못했다. 반성한다.


우리 일이 되니까 상황이 달라진다. 인구 250만의 대구에서 26일 기준으로 확진자 710명이 나왔다. 인구 266만의 경북에선 확진자 317명이 나왔다. 대구경북 합쳐서 500만 정도 인구에 확진자 1000명 이상이다. 이 정도면 우한 지역이 봉쇄될 때의 상황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지역 봉쇄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우리가 못하는 걸 너무 쉽게 남에게 요구했다. 중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당연히 봉쇄할 상황인데 한국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수많은 한국 누리꾼이 중국의 대응을 조롱했었는데, 거기에 대한 억하심 정도 있을 것이다.


환구시보는 24일에 신천지를 언급하며 "한국 정부는 종교 단체의 부적절한 행위에도 관여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같으면 진작 철퇴를 가했을 텐데 한국은 종교자유로 그냥 둔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천지는 중국에서 공안이 규제한다. 전광훈 목사의 서울시내 집회도 언급했다. 중국 같으면 이런 집회에도 당연히 철퇴를 가했을 텐데, 선뜻 물리력을 발동하지 못하는 한국 정부가 답답할 것이다.


환구시보는 25일 사설에서도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며, 대구와 서울 간에 아직도 교통이 이어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동시에, 한국처럼 “10만 제곱미터(㎡)도 안 되는 영토에 5000만 명이 몰린” 나라에 발병이 국지적인 문제라고 판단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이 말로 한국 전체를 위험 지역으로 간주해 한국인의 입국을 규제하려는 중국 측의 논리를 이해할 수 있다.


환구시보의 영문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26일에 “만약 (외부 유입으로) 중국에서 감염이 다시 늘어난다면 중국의 그동안 노력이 헛수고가 될 것”이라며, 그 경우 중국 내 감염 재확산이 곧 ‘세계 감염병 전쟁의 고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후베이성을 봉쇄한 것처럼 위험 지역 국민의 입국도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위험 지역이란 일본, 한국, 이란, 이탈리아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입장도 나름 이해는 되지만 말하는 태도가 부당하다. 우리는 중국에게 최대한 성의를 보였다. 그렇다면 중국도 한국에 대해 말할 때 어조를 달리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코로나19의 발원지다. 이 부분은 지워버리고 우한봉쇄의 공만 주장해선 빈축을 살 수밖에 없다.


중국 측이 주장하는 한국의 문제는 양국의 체제가 달라서 나타나는 일이다. 한국은 민주국가이기 때문에 독재통제 국가인 중국처럼 자국민을 봉쇄하고 방치하기 힘들다. 종교 단체나 집회하는 시민들에게 공권력의 철퇴를 가하는 것도 힘들다. 중국이 봉쇄나 탄압으로 효율적인 방역을 할 수 있다며 자랑하듯 말하는 것은, 사실 자기들 체제가 독재체제라고 스스로 고백하는 것과 같다.


코로나19의 초기 대응을 못한 것이 바로 그런 독재체제 때문이었다. 발생초기에 이를 알렸던 의사가 유언비어 유포로 규제당하는 등 어이없는 은폐, 무대응이 나타난 것은 지방 관료들이 중앙의 눈치만 봤기 때문이었다. 중국이 정상적인 민주국가여서 초기 대응을 잘했으면 1100만 도시 봉쇄까지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리하면, 한국은 초기 대응은 투명하게 잘하는 반면 심각한 상황이 됐을 때 중국처럼 자국민을 상대로 과격한 조치를 취하기 힘들다. 중국은 초기 대응은 황당한 복지부동이지만 일단 중앙당이 중대사안으로 규정하는 순간부터 무자비한 공권력이 발동된다. 이런 차이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야지, 조롱하고 과시하듯 말하면 무의미하게 상대국을 자극하게 된다.


중국 공산당 입장에선 자국민에게 크게 체면을 구겼기 때문에, ‘보아라. 선진적인 한국도 저렇게 엉터리다. 우린 봉쇄로 선방했다’라고 선전해 체면도 세우고 체제우수성도 알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중국에게 성의를 다했던 이웃에 대한 도리도 잊어선 안 된다. 과도하게 오만한 태도는 양국관계에 좋을 것이 없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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