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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버린 태양광株, 주가 리레이팅 본격화?


입력 2020.02.13 06:00 수정 2020.02.12 21:28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OCI,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 소식에 11% 급등 뒤 소폭 조정

한화솔루션도 3% 넘게↑...“주가 모멘텀 긍정적...적자사업 제거 초점”

왼쪽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OCI 본사 사옥과 태양광 기술을 접목한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 전경.ⓒOCI, 한화그룹 왼쪽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OCI 본사 사옥과 태양광 기술을 접목한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 전경.ⓒOCI, 한화그룹


태양광 패널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업체 OCI가 국내 생산 중단을 선언하면서 주가에 볕이 들고 있다. OCI와 함께 국내 태양광 대표주였던 한화솔루션도 관련 사업 철수를 검토하면서 주가는 상승 기류를 탔다. 정부의 탈원전·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부합하는 태양광 산업의 기초 소재 업체들이 적자더미에서 끝내 ‘백기’를 들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종목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OCI는 전장 대비 0.61% 내린 6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11.88% 급등 마감한 영향으로 소폭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한화솔루션도 11일 2.46%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0.80% 오른 1만8900원을 기록했다.


OCI는 지난 11일 전북 군산공장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20일부터 중단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또 군산공장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은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맡아 원가를 25% 이상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올해 1000t 생산하고 2022년까지 생산량을 5000t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밝혔다.


OCI가 국내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를 결정한 배경은 중국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가 저가 물량 공세를 펴면서 폴리실리콘 국제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진 데 있다.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 급증으로 2018년 1월 kg당 17달러 수준이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7달러까지 급락했다. 이로 인해 2018년 158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OCI는 지난해 1807억 원의 적자를 봤다. 2018년 4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다.


OCI와 한화솔루션은 그동안 태양광 업황 불황으로 인한 실적·주가 하락의 늪에서도 ‘승자독식’ 기회를 노리며 눈물의 버티기를 이어왔다. 앞서 국내 2위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였던 한국실리콘은 치킨게임을 버티지 못하고 지난 2018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날 OCI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 중단 소식에 주가가 급등한 이유다.


OCI는 과거 주가 상승을 이끌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 당시 급등했다가 실적 부진과 태양광 시장 침체가 겹쳐 주가가 단기간 크게 하락했다. 이 때문에 ‘화끈하게 올랐다 화끈하게 떨어진다’는 뜻에서 ‘남자의 주식’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후에도 OCI 주가는 태양광 산업의 성장성과 실적 하락 사이에서 불안한 등락을 오갔다. 최근에는 폴리실리콘 가격에 따라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OCI의 이번 결정이 실적·주가 회복에 모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OCI의 4분기 실적은 대규모 상각으로 부진했지만 주가 모멘텀 측면에서는 진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폴리실리콘 가격 회복과 원가 경쟁력 개선 등 긍정적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자산상각에 따른 감가비 축소와 말레이공장 원가 개선, 국내 반도체급 폴리실리콘 판매 확대 등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전망된다”면서 “상반기 이후 영업이익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회복세 본격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 중단과 관련된 비용 가능성으로 당분간 실적 불확실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투자자라면 2021년 이후를 유념에 둔 투자가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전문가는 OCI가 반도체 소재업체로 진화 중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은 국내 사업 적자 축소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에 따른 수익성 개선, 말레이시아 공장 원가 절감 등으로 전년 비 적자폭 개선되겠지만 흑자는 2021년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다만 부채비율이 79% 수준으로 낮고 시설투자(Capex) 부담이 제한적이라서, 신규 사업 궤도에 오를 때까지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을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강 연구원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성과가 확인되면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1위, 세계 2위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인 CCI가 국내 생산을 중단하면서 한화솔루션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또 다른 태양광 소재 기업인 한화솔루션은 연간 1만5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OCI가 관련 사업을 접는다고 해도 폴리실리콘 가격이 그렇게 크게 뛸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일시적으로 수급 차질에 의해서 반등은 할 수 있겠지만 결국 하향 안정화 되는 추세라서 한화솔루션이 가지고 있는 폴리실리콘 사업부 적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화솔루션의 연간 폴리실리콘 영업손실은 약 800~9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적자에 시달려온 한화솔루션도 최근 폴리실리콘 사업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는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의 가동률을 낮춰왔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OCI의 결정을 감안할 때 한화솔루션의 사업철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라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4000억원 내외를 감안하면 사업철수에 따른 연간 이익개선 효과는 약 20%로 의미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 가능성 증대와 이에 따른 적자사업 제거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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