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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라미란 "힘든 시기, 쉼표 같은 작품 됐으면"


입력 2020.02.12 08:43 수정 2020.02.12 08:44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영화 '정직한 후보'서 주상숙 역

"편한 분위기 강점…가늘고 길게 가고파"

배우 라미란은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정치인 주상숙 역을 맡았다.ⓒ뉴 배우 라미란은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정치인 주상숙 역을 맡았다.ⓒ뉴

"저는 잘 웃지 않는 편이에요. 코미디물을 찍을 때도 심각하게 찍습니다."


잘 웃지 않는다는 이 배우는, 소소한 한 부분만으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한다. 작위적인 웃음은 없다. 자연스러운 연기로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는 배우 라미란(44)이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거짓말 못 하는 정치인'으로 돌아왔다.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2월 12일 개봉)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2014년 브라질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던 동명의 흥행작(원제: O Candidato Honesto)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속 남자 캐릭터는 라미란을 만나 여자 캐릭터로 바뀌었다.


제작진은 '거짓말쟁이 국회의원이 유권자, 가족, 선거캠프 직원들에게조차 거짓말을 못하게 됐다'는 흥미로운 설정을 우리 현실에 맞는 유쾌한 톤으로 재해석했다.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라미란은 "더 웃겼어야 했는데 항상 아쉽다"며 "요즘 상황이 안 좋은데,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웃음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는 또 "전 항상 광대라고 생각한다"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을 뿐이다. 요즘 힘든 시기인데 일상의 쉼표 같은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배우 라미란은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정치인 주상숙 역을 맡았다.ⓒ뉴 배우 라미란은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정치인 주상숙 역을 맡았다.ⓒ뉴

영화는 드라마와 코믹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라미란은 주상숙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원맨쇼 같은 활약이다. 그는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신경 썼다"며 "거짓말을 하지 못했을 때 연기톤을 조절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에 대해선 "정치에 입문하기 전 주상숙은 사회에 필요한 인물"이라며 "정치 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타협하고, 거짓말도 자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원작은 따로 보지 않았다. 배우는 "새로운 작품에 임한다는 생각으로 촬영했다"며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각색한 덕분에 재밌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주상숙은 속마음을 다 말하며 통쾌함을 선사한다. 연기하면서 가장 통쾌한 장면을 묻자 "잘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저는 웃음에 박한 편이에요. 연기하면서도 이게 웃길까 고민했죠. 그래도 계속해보려고 노력했어요. 관객들은 의외의 부분에서 웃더라고요. 하하."


연기가 워낙 자연스러운 덕에 애드리브도 많을 법하다. 하지만 애드리브는 별로 없었단다. 대신 대사를 애드리브처럼 했다. "보통 코미디 영화를 찍을 때는 잘 안 웃어요. 심각하게 보고 있죠. 상대 배우와 케미도 중요하고요. 촬영할 때는 살얼음판 같아서 배우들은 힘들어요. 감독님만 혼자 웃고요."


실제로 거짓말을 못 하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어떨까. 배우는 "난리가 날 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연기를 위해 참고한 여성 정치인은 없어요. 정치요? 평소에 잘 알지 못해요. 관심도 없고요."


배우 라미란은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정치인 주상숙 역을 맡았다.ⓒ뉴 배우 라미란은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정치인 주상숙 역을 맡았다.ⓒ뉴

영화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개봉한다. 라미란은 "정치 영화는 아니다"라며 "'거짓말을 못하는 정치인'을 소재로 하면서 웃음을 주는 작품이다. 가볍게 보시면 된다"고 강조했다.


할머니 역의 나문희와 연기 호흡은 진지한 분위기를 낸다. "선생님이 누워 있는 모습만 봐도 울컥하더라고요. 그 모습만 봐도 감정이 올라왔죠."


일상에서 가장 자주 하는 거짓말을 묻자 "괜찮아", "배불러", "그만 먹어야지"라는 답을 내놓으며 웃었다.


남편 윤경호와 호흡에 대해선 "경호 씨에게 많이 기댔다"며 "경호 씨가 웃음의 8할을 담당했다. 로맨틱 스릴러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극 중 윤경호처럼 남편이 '외조' 해주냐는 질문에는 "일을 할 수 있게 잘해준다"면서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데뷔한 라미란은 그간 영화, 드라마, 예능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최근엔 tvN 드라마 '블랙독'도 마쳤다. '정직한 후보' 주상숙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캐릭터다. 배우는 "다른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던 찰나 작품을 만나게 됐다"며 "철저하게 계획하고 작품에 참여했다"고 미소 지었다.


편한 언니, 누나 같은 이미지가 그의 강점이다. "시대가 변해서 다양한 시도도 펼칠 수 있는 것 같아요. 대중들이 저를 편하고 친근하게 봐주시는 듯하고요. 옆집 아줌마 같은 느낌이랄까요? 지금처럼 가늘고, 길게 가고 싶습니다(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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