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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박항서호, 심상치 않은 조기 탈락


입력 2020.01.17 09:05 수정 2020.01.17 08:4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큰 기대치와 다르게 2무 1패 조별리그 탈락

성인 대표팀 병행해야 하는 이중고 시달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조별리그 무승에 조기 탈락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조별리그 무승에 조기 탈락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대회 준우승 성과를 냈던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조별리그서 조기 탈락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태국 방콕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D조 조별리그 북한과의 최종전에서 1-2 역전패했다.


반드시 승리해야 8강 토너먼트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던 베트남이었기에 이번 북한전 패배는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로써 베트남은 이번 대회 2무 1패(승점 2)로 조별리그 최하위로 떨어져 짐을 싸게 됐다.


베트남은 전반 16분 응우옌 띠엔 린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골키퍼 부이 티엔 중의 어이없는 실수로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27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강국철의 슈팅을 쳐내려고 했지만 골키퍼 손에 스친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다시 티엔 중 몸에 맞으며 골라인을 넘어섰다.


다급해진 베트남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응우옌 꽝 하이, 하득진 등을 앞세워 총공세를 펼쳤지만 더 이상 북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급기야 종료 직전인 후반 45분에는 페널티킥까지 내주면서 패배의 벼랑 끝으로 몰리고 말았다.


베트남 축구는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난 뒤 괄목한 성장세가 뚜렷한 팀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미래라 할 수 있는 U-23 대표팀의 성과가 어마어마하다.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은 2년 전이었던 2018 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베트남에 축구 열풍을 가져다 준 계기가 된 대회였다.


이후 2018 아시안게임에서도 4강에 진출한 베트남은 지난해 동아시안게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동남아 축구 최강자 반열에 올라섰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참가한 이번 대회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었기에 더욱 중요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1~2차전서 1골도 넣지 못하며 불안감이 엄습한 베트남은 결국 북한에 덜미를 잡히며 조기에 짐을 싸고 말았다.


박항서 감독은 이제 너무 큰 기대를 받는 입장이 됐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박항서 감독은 이제 너무 큰 기대를 받는 입장이 됐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더욱 큰 우려가 되는 점은 박항서 감독의 향후 일정이다. 박 감독은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이 그렇듯 성인 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동시에 맡고 있는데, 감독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두 가지 일을 해야 하기에 업무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박항서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제 23세 이하 대표팀 경기는 올해 경기가 없다. A대표팀은 3월 말레이시아 원정을 치르고 이후에는 스즈키컵을 준비해야 한다. 다시 A대표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한 해가 된다”라고 말했다.


만약 U-23 대표팀이 올림픽에 출전했다면 6월 A매치 후 곧바로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강행군이 될 뻔했던 박항서 감독이다.


이번 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박항서 감독은 11월까지 성인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렀고, 재계약 협상까지 하면서 23세 이하 대표팀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다행히 SEA게임 우승을 차지했으나 지역 대회에 불과했고 상위 레벨의 대회인 이번 AFC U-23 챔피언십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12월 선수단을 이끌고 경남 통영서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에 대한 파악과 전술 구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베트남은 U-23 대표팀의 선수들 상당수가 성인팀에 몸담고 있다. 하지만 2개 팀을 동시 운영해야하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


과중한 업무와 높아질 대로 높아진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치, 제한된 선수 운용 등 여러 악재들과 동시다발적으로 마주하게 된 박항서 감독이 지치지 않을까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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