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그알, '엽기토끼 살인' 재조명…성폭행 전과 2인조 지목


입력 2020.01.12 10:42 수정 2020.01.12 10:43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SBS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된 용의자 몽타주. SBS 화면 캡처 SBS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된 용의자 몽타주. SBS 화면 캡처


15년 전 발생한 미제사건 '신정동 연쇄살인 및 납치 미수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되는 인물들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11일 밤 SBS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새롭게 나타난 제보자와 함께 용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했다.


2005년 6월 양천구 신정동에 거주하던 20대 여성 권모양은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5개월 뒤인 11월 40대 여성 이모씨도 비슷한 방식으로 유기됐다.


범행이 일어난 시기와 장소, 수법이 일치해 이른바 '신정동 연쇄살인'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지만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2015년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서는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한 남자에게 납치돼 다세대 주택 반지하 집으로 끌려갔다가, 범인이 틈을 보인 사이 가까스로 탈출한 박 씨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박 씨는 피신하기 위해 숨은 2층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고, 집 안에 수많은 노끈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반지하에는 자신을 납치한 남자 외에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나 재수사에도 사건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약 5년 후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난 것이다.


제대 후 케이블TV 전선 절단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강민석(가명) 씨는 2006년 9월경 신정동 한 다세대 주택을 방문했을 때, 작업하기 위해 올라간 2층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있는 신발장을 봤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신발장뿐 아니라 그 집 구조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억해냈는데, 놀랍게도 3차사건 피해자 증언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곳에 살던 남자를 마주쳤고, 작업하기 위해 따라 들어간 반지하 집 안에 노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제작진은 전문가 도움을 받아 강 씨 기억 속 남자의 몽타주를 그려내고, 함께 신정동 집을 찾아 나섰다.


부산에서도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과거 신정동 인근에서 성폭행 전과가 있던 2인조가 이전 사건들 용의자로 의심된다는 것.


장석필(가명)과 배영호(가명)는 2008년 두 차례 강도강간 범행을 함께 저질렀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거된 2인조 중 한 명은 신정동에 거주했고, 피해 여성 중 한 명 또한 신정동 1차 살인사건 피해자 권 양 집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한 사실이 밝혀졌다.


배 씨를 찾아가 장 씨에 대해 묻자 매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제작진이 그의 집에 들어서자 바닥에 널린 노끈이 눈에 띄었다.


배 씨는 장 씨와 지난 2007년 공사현장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반지하에 산 적도 없고, 겁이 많아 살인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특히 노끈에 대해서는 "강아지 장난감"이라고 설명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