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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타고 훨훨…금융 주선 큰손 꿈꾸는 시중은행


입력 2019.12.11 06:00 수정 2019.12.11 04:25        박유진 기자

시중은행 비이자이익 확대 차 금융 주선 업무 나서

항공금융 집중…하나銀 글로벌IB 실적 1000억원 목전

시중은행 비이자이익 확대 차 금융 주선 업무 나서
항공금융 집중…하나銀 글로벌IB 실적 1000억원 목전


ⓒ데일리안 ⓒ데일리안


국내 대형 은행들이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금융 주선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선박금융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항공기금융의 경우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활발했지만 최근 은행들도 비이자이익 확대 차원에서 주선 업무에 뛰어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7월 글로벌IB금융부를 신설한 이후 항공기선박 금융과 신디케이션론, 부동산·발전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주선 업무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물류 허브 국가로 꼽히는 홍콩서 열린 항공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등 항공기금융 딜(Deal) 성사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1억4000만달러 규모의 베트남 민영항공사 비엣젯(Vietjet) 에어버스321 10대 금융 주선 업무 계약을 성사했다.

국내 은행 가운데 항공기금융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올해에만 중국공상은행(ICBC) 항공기 리스 자산 매각 딜에서 주선권을 확보해 30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고, 현재까지 10건의 신규 계약을 주선했다. 이는 약 10억 달러 규모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IB 부서의 실적도 날개를 달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9월 말 글로벌IB의 실적은 8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거둔 833억원의 실적을 이미 뛰어넘은 수치다.

항공기금융이란 쉽게 말해 렌터카 업체의 영업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항공사들은 고가의 항공기를 직접 구입하는 대신 리스회사로부터 이용 수수료를 내고 항공기를 빌려 쓴다. 리스 방식은 일정 기간 항공기를 임대한 뒤 원상 복구해 돌려주는 운용리스가 있고, 최후에 소유권 이전 등을 받는 금융리스로 분리된다.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항공사는 운용리스 형태로 항공기를 임대 중이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진에어는 대항항공으로부터 비행기를 빌려오는 식이다.

현재 국내 은행들은 주로 해외 리스회사와 계약을 맺고 업무에 나서고 있다. 리스회사가 항공기를 구입할 때 드는 비용을 대출 형식 등으로 내주는 것인데 투자 리스크가 적고 수수료로 거두는 수입이 짭짤해 비이자이익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계약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항공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항공기 매각이 조속히 이뤄져 대출금 회수가 용이하고, 감가상각에 따른 담보 가치 하락이 크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국내 항공사 한 관계자는 "리스회사들은 항공사들의 정비 능력, 사고 이력 등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임대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투자 면에선 리스크가 적은 편“이라며 "계약 조건에 따라 리스기간이 끝나 항공기를 돌려줄 때는 내부를 모두 원상 복구해 돌려주는 조항도 포함돼 되팔기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여객사업의 경우 여행객 수요가 꾸준하고, 물류 운송이 꾸준하기 때문에 업황에 큰 불황은 없다. KPMG 아일랜드가 발간한 '2019년 항공 산업 리더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여객사업은 지난 10년 간 평균 5.5%의 성장률을 지속해왔다. 미국 항공 제조사 보잉은 앞으로 20년 동안 전 세계 항공사들은 신형 항공기 4만4000대의 인도를 위해 6조8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 글로벌IB 항공기금융 담당자는 "아직까지 관련 사업의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 해외서 지속적으로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각국에 파견된 IB 전문 인력을 통해 딜소싱에 나서고 있다“며 ”리스회사의 신용 상태와 항공기를 빌려 쓰는 항공사에 대한 가치 분석, 취득하려는 항공기에 대한 자산을 심층 분석해 신중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만 하더라도 항공 산업은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리스 수요가 축소되고 출혈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항공사 한 관계자는 "국내만 해도 일부 항공사가 1년에 2대의 항공기를 가져오던 것을 수요 확대에 따라 6대를 가져와 공급 과잉이 이뤄진 실정"이라며 "일본 노선 감소 등으로 주요 지역의 취향 철수도 이뤄지고 있어 항공사마다 내년도 항공기 보급 계획을 일제히 축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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