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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누구를 위한 장밋빛 전망인가


입력 2019.11.18 07:00 수정 2019.11.17 22:54        이홍석 기자

11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속 기업 경기체감 악화

정부 막연한 기대감 버리고 안이한 인식 전환해야

11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속 기업 경기체감 악화
정부 막연한 기대감 버리고 안이한 인식 전환해야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연합뉴스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연합뉴스

한 달 반여를 남겨둔 2019년 한 해도 다 마무리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연말 기분이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올해는 더 그런 듯 하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경제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도 풀리지 않고 있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 등의 물량 감소로 전년동월 대비 수출이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악화로 소비 등 경제활동이 전반적인 부진에 빠지면서 수입도 감소하고 있어 올해 무역규모가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1조달러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경기 인식은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 실적치는 지난 2015년 4월 이후 54개월간 기준선인 100선 아래에 머무르고 있다. 전망치도 18개월 연속 100을 하회하며 기업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현 정부의 경제 인식은 한가로워 보인다. 현재 경기가 호전되는 과정으로 수출도 조만간 개선돼 경기가 더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연속 사용해온 '부진'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성장 제약’이라는 표현으로 변경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최근 한 방송에서 내년 1분기 중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계는 정부의 인식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경기가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 자체가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한 것으로 현 경제 위기에 대한 원인 진단이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할뿐더러 혁신은 공허한 구호로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현재 경제 상황에 맞는 정책으로 처방을 하고 이를 집행하려면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 정부는 후반기 최우선 국정과제를 경제활성화로 내세워 내년 경기 회복 여부는 정부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절대적 잣대가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안이한 인식으로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제라도 빠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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