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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 쇼크 무풍지대 없다' 은행 수수료 실적 일제 추락

  • [데일리안] 입력 2019.11.11 06:00
  • 수정 2019.11.11 05:51
  • 부광우 기자

4대銀 3분기 수수료 이익 9300억…3개월 새 1000억↓

손실 사태 불똥 어디까지…금리 추락 속 은행들 '주름'

4대銀 3분기 수수료 이익 9300억…3개월 새 1000억↓
손실 사태 불똥 어디까지…금리 추락 속 은행들 '주름'


국내 4대 은행 수수료 이익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국내 4대 은행 수수료 이익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이 3개월 만에 1000억원 넘게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생결합증권(DLS) 쇼크로 투자 상품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수수료 이익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던 은행들의 우려가 어느 정도 현실로 다가온 모양새다.

특히 사건의 중심인 우리·KEB하나은행은 물론, 태풍의 눈에서 빗겨나 있던 신한·KB국민은행도 무풍지대가 아니란 평이 나오는 가운데 기준금리 추락으로 이자 마진 이외의 수익이 절실해진 은행들로서는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수수료 이익은 총 9303억원으로 전 분기(1조312억원) 대비 9.8%(1009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거둬들이는 돈은 고객들의 일반적인 은행 거래 과정에 대해 부과되는 비용과 더불어 펀드 등 각종 투자 상품 판매 시 매겨지는 중개 수수료들이 핵심을 이룬다.

은행별로 봐도 모든 곳들의 수수료 벌이가 예전만 못한 모습이었다. 국민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같은 기간 2107억원에서 1968억원으로 6.6%(139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 역시 2429억원에서 2232억원으로 수수료 이익이 8.1%(197억원) 줄었다. 우리은행도 2546억원에서 2375억원으로, 신한은행은 3230억원에서 2728억원으로 각각 6.7%(171억원)와 15.5%(502억원)씩 수수료 이익이 감소했다.

이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지난 8월 초부터 불거진 DLS 손실 여파가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사태로 은행에서 판매되는 금융 상품들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되면서, 여기서 발생하던 수수료도 발목이 잡혔다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DLS 논란이 본격적인 사회적 이슈로 확산된 이후 여건까지 반영된 4분기 수수료 실적 상황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은행 판매 펀드는 독일과 영국 등의 채권 금리와 연계된 DLS다. 이들 국가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금리가 예상과 달리 급락하자 약정대로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 10년물 채권금리에 연동한 DLS다. 해당 금리가 -0.2% 이상을 유지하면 연 3~5%의 수익을 지급하지만, 이보다 낮아지면 0.1%포인트 초과 하락마다 원금의 20%씩 손실이 발생하는 식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금융사들을 상대로 벌인 조사를 통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이 8224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하면서, 손실률이 56~9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우리은행이 4012억원, 하나은행이 3876억원 등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등은 위험을 감지하고 조심스런 행보를 가져간 덕분에 화를 면했다. 이들의 경우 운용사를 통해 관련 상품 판매를 권유받기도 했지만,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쳐 이런 DLS를 판매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투자 상품 판매 부진에 따른 수수료 이익 축소는 너나 할 것 없이 대부분 은행들에서 관측되는 모습이다. 그 만큼 DLS 사태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은행들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최근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의 이자 수익도 악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이자율 하락으로 은행의 이자 수익이 함께 위축될 공산이 큰데다, 투자로 이를 만회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한은은 지난 달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로 돌아가게 됐다. 시장에서는 내년 중 기준금리 인하가 두 차례 더 단행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소리다.

이 때문에 상품 수수료 수익 확대를 통한 비이자이익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던 은행들로서는 DLS 논란이 한층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은행들이 수수료 실적에 목을 매는 이유는 더 이상 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진 시장 환경에 있다. 국내 대출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계 빚은 1500조원을 훌쩍 넘어가며 천문학적 수준에 이르고 있고, 불경기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까지 악화된 탓에 은행들의 추가적인 대출 확대는 힘겨워진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DLS 사태로 투자 위험이 높은 금융 상품들에 대한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많은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는 상품들의 판매가 이전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은행들로서는 비이자이익 강화 전략에 제동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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