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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김희애, 그 눈빛 하나만으로…'윤희에게'


입력 2019.11.10 08:01 수정 2019.11.09 18:42        부수정 기자

배우 김희애 주연 멜로물

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김희애 주연 '윤희에게' 리뷰
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김희애 주연의 '윤희에게'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주인공 윤희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리틀빅픽쳐스 김희애 주연의 '윤희에게'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주인공 윤희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리틀빅픽쳐스

남편과 이혼 후 지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김희애). 어느 날 집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윤희의 딸 새봄(김소혜)은 엄마 몰래 편지를 읽고 엄마의 과거를 궁금해한다.

남자친구 경수(성유빈)의 도움을 받은 새봄은 엄마에게 편지의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함께 여행 가자고 제안한다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뛰는 윤희는 눈이 소복하게 쌓인 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다.

'윤희에게'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주인공 윤희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임대형 감독의 첫 장편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이후 두 번째 장편이다.

흔히 '첫사랑 찾기' 멜로물이라고 하면 남자, 여자 주인공이 떠오른다. 하지만 '윤희에게'는 한국 여성과 일본 여성을 연인으로 내세운 색다른 작품이다.

영화는 윤희와 딸 새봄의 동행을 통해 사랑의 다양한 모양을 보여준다. 윤희와 쥰(나카무라 유코)은 편지라는 매개체로 서로에 대한 마음을 드러낸다. 두 사람이 직접 마주하는 장면이 많지 않음에도 마음이 오롯이 전달되는 건 연출과 배우들의 힘 덕분이다. 잔잔한 여운은 덤이다.

김희애 주연의 '윤희에게'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주인공 윤희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리틀빅픽쳐스 김희애 주연의 '윤희에게'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주인공 윤희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리틀빅픽쳐스

극 후반부, 오랜 시간 헤어진 두 사람이 마침내 마주하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과 눈물만으로 복잡한 심경을 엿볼 수 있다. 김희애의 눈물 연기는 가슴을 건드린다.

영화 속 사랑은 다채로운 색을 낸다. 가족에 대한 사랑,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사랑이 그렇다. 사실 사랑에 대한 명확한 잣대는 없다. 윤희와 첫사랑의 관계도 누군가는 '비정상'이라고 욕할진 모르지만, 정작 당사자들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영화는 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한발 더 나아가는 사람들을 비춘다. 팍팍한 삶을 살던 윤희는 쥰을 만나 용기를 내고, 윤희와 딸 새봄은 여행을 통해 서로를 어루만져주며 관계를 회복한다. 이 모든 게 사랑의 힘이리라.

임 감독은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고 싶어 작품을 만들었다"며 "힘든 장벽도 사랑의 힘으로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기 자신보다 타인을 더 사랑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용감한 일"이라며 "'윤희에게'는 사랑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다. 모녀의 여행기를 다루고 있는 여성 버디 무비이기도 하고, 멜로 드라마이기도 하고,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김희애 주연의 '윤희에게'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주인공 윤희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리틀빅픽쳐스 김희애 주연의 '윤희에게'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주인공 윤희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리틀빅픽쳐스

영화는 '여성 서사'가 빛나는 작품이다. 임 감독은 "남성으로서 여성 서사를 풀어나가는 게 스스로 온당한가 고민했다"며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한국 여성과 일본 여성을 내세운 이유에 대해선 "한국과 일본은 남성 중심적인 사고가 공고한 사회라고 생각했다"며 "'82년생 김지영'이 한국과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상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아시아 여성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윤희 역을 맡은 김희애는 눈빛 하나만으로 모든 걸 증명한다. 눈물을 참는 듯한 눈빛, 쥰에게 말하는 음성까지 캐릭터와 하나가 됐다. 쥰을 만났을 때 애틋한 뒷모습까지 완벽하게 연기했다.

김희애와 호흡한 김소혜는 소금처럼 반짝인다. 김희애의 실제 딸처럼 느껴질 정도다. 김소혜의 남자친구인 성유빈 역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영화는 2018년 아시아 영화 펀드 장편 극영화 제작지원 펀드를 받아 제작됐다. 국내 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인 일본 북해도의 오타루를 오가며 촬영이 진행된 터라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재미도 있다.

11월 14일 개봉. 105분. 12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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