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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시장 진출 노리는 제약·바이오, 독일까 약일까


입력 2019.10.18 06:00 수정 2019.10.18 04:51        이은정 기자

셀트리온 홍콩 지사 설립… 국내 기업 잇따라 中 진출 박차

중국 '바이오 굴기' 바이오산업·신약개발 집중 투자

규제로 꽁꽁 묶인 국내 바이오 산업 환경 개선 필요

셀트리온 홍콩 지사 설립… 국내 기업 잇따라 中 진출 박차
중국 '바이오 굴기' 바이오산업·신약개발 집중 투자
규제로 꽁꽁 묶인 국내 바이오 산업 환경 개선 필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진출 준비에 한창이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진출 준비에 한창이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진출 준비에 한창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제약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8일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제약 시장은 1426억8300만 달러로 세계 2위 규모다. 1위는 미국(3615억6500만 달러)이며, 이어 일본(1080억4900만 달러), 독일(716억900만 달러) 순이다. 우리나라는 174억5100만 달러로 세계 13위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2월 유한양행홍콩유한공사를 설립해 중화권 진출 공략을 본격화했고, 셀트리온도 지난 5월 '셀트리온그룹 홍콩'을 만들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내년 상반기 난펑그룹과 함께 중국 내 글로벌 수준의 규모와 설비를 갖춘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중국 바이오기업 3S바이오, 중국 최대 헬스케어 벤처펀드 운용사 C-브릿지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내 임상·인허가 관련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야심찬 계획과는 달리 중국시장 접수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바이오 산업을 세계 최고로 만들겠다는 중국의 '바이오 굴기'가 당초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합성 신약 20개, 바이오 신약 3개를 독자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산업 육성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와 통제를 없애고 있다.

중국 정부가 IT, 우주항공, 바이오의약 등 미래 신산업을 오는 2025년까지 세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한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제약 바이오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이 아스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와 같은 글로벌 학회에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는 국내 기업 중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9곳이 초청됐다. 이 행사에서 중국은 우리나라의 3배에 기업들이 발표를 진행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단 기간에 '바이오 굴기'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배경으로 중국 정부의 과감한 규제 혁파와 파격적인 지원을 꼽는다. 중국 정부는 '바이오 기술혁신 전문프로젝트'를 통해 바이오의약, 바이오자원, 바이오에너지 등 바이오 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뛰어든 유전자기술, 뇌과학, 나노바이오기술 등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규제장벽을 모두 걷어내고 있다. 중국은 정보통신 인프라를 통한 원격의료를 지난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인의 미래 질병까지 예측할 수 있는 DTC(소비자 직접의뢰) 검사시장의 규제도 없앴다.

"전폭 지원 중국 정부와 정반대...한국 기업들 어려움 많다"

중국이 과감한 혁신으로 바이오 굴기를 현실화하고 있는 동안 한국은 규제로 신음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원격의료법은 20여년 동안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고, 미래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DTC 유전자검사 시장 활성화도 지지부진하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정부와 검찰의 분식회계 압박으로 몇 년째 발목이 꽁꽁 묶인 상태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국내 바이오기업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면서 "특히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경우 셀트리온과 삼바가 긴장해야 할 정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시밀러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고, 이 속도라면 10년 내에 미국이나 일본 수준으로 쫓아갈 것"이라면서 "정부가 국내 기업에 거금을 투자하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규제만 풀어달라는 게 업계의 바람"이라고 꼬집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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