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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시장 ‘합종연횡’ 시작됐는데…세계 1위 경쟁력 가능할까


입력 2019.10.15 16:00 수정 2019.10.15 14:49        배군득 기자

구글+포드·인텔+BMW·퀄컴+아우디…현대차+앱티브 추격전 주목

미국·독일·일본 실증화 단계 돌입…국내 인지도 끌어올리는 것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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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독일·일본 실증화 단계 돌입…국내 인지도 끌어올리는 것 관건


대구에서 시범운영 중인 자율주행 셔틀버스 '스프링카' ⓒ뉴시스 대구에서 시범운영 중인 자율주행 셔틀버스 '스프링카' ⓒ뉴시스

정부가 2030년 이후 친환경차 시장 경쟁력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으면서 미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차 시장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 포드, 독일 BMW 등 글로벌 브랜드 완성차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관련 기술을 연구하며 대규모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완성차 시장은 IT업계와 합종연횡이 진행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볼보와 포드는 구글연합, BMW와 모빌아이는 인텔, 아우디와 화웨이는 퀄컴과 손잡고 친환경 시장 주도권 잡기에 돌했다.

국내 시장은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여전히 핵심부품과 소프트웨어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친환경차에 들어가는 인공지능 등 핵심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77% 수준으로 매우 미흡하다. 센서와 자동차반도체 역시 해외 의존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국내 친환경차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격과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규제완화, 관련 법 개정 등도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깔려 있다.

◆해외 친환경차 동향…정부가 밀어주고 업계가 끌어주고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포진한 국가들은 일찌감치 ‘미래차’를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완성차들이 기존 내연기관을 고집하지 않고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합종연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지난해 과잉시설 축소를 발표하며 과감한 구조혁신에 나서고 있다. 2023년까지 전기차 20종을 출시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자율차 스타드업인 크루즈(Cruise)를 인수해 미래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폭스바겐 역시 글로벌 3만명 구조조정으로 합종연횡에 가세했다. 2025년 전기차 30여종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6년에 독일 내 공유서비스를 출시할 정도로 미래차 분야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이밖에 도요타는 2030년 전기차 550만대 생산을 내걸었다. 소프트뱅크와 자율차 조인트벤처(JV) 기업도 설립했다.

완성차들의 이같은 합종연횡 배경에는 정부 정책도 한 몫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차량개발과 도로운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 대규모 실증단지 마련 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시장 장악을 꿈꾸고 있다.

미국은 4만평 부지에 실제 도시와 같은 M-City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초 자율주행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주도권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내고 있다.

독일 역시 2022년까지 98% 가구에 5G를 연결하고 2030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정책을 수립 중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완전자율주행 세계 최초 상용화를 놓고 한 판 승부가 예상된다.

일본은 올해 자율주행 대비 도로교통법을 개정하며 담금질에 한창이다.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자율주행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밖에 중국은 2030년 완전자율주행 레벨4 10% 달성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2030 미래차 글로벌 시장 전망 ⓒ산업통상자원부 2030 미래차 글로벌 시장 전망 ⓒ산업통상자원부

◆갈 길 먼 미래차 분야…해외 의존도부터 낮춰라

국내 미래차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달 국회에 수소충전소가 준공되는 등 인식 개선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주변 인프라는 미흡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10년 후 미래차 경쟁력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은 부분은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 미국 자율주행 기술 업체 앱티브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다. 주요 업체들보다 늦은감 있지만 발빠른 합종연횡 대열에 편승해 추격에 나섰다.

완성차와 달리 부품시장 등은 갈 길이 멀다. 정부가 ‘큰 그림’으로 미래차를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했을 뿐 부품시장이나 충전소 등 주변 인프라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판단이다.

실제로 자율주행차 부문은 통신 인프라는 우수하지만 핵심부품과 소프트웨어는 역략이 부족하다. 인지·판단 등 핵심기술력(인공지능)이 선진국 대비 크게 미흡(경쟁국 대비 77% 수준)하고 센서·자동차반도체 등 핵심부품은 해외 의존하는 현실이다.

서비스 역시 이해관계 충돌·제도 미비 등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 다국적기업 KPMG 리포터에 따르면 한국 자율자동차 준비도는 세계 13위, 인프라 4위, 입법 16위, 국민수용성 19위로 진단했다. 아직 한국이 미래차 시장에서 선두그룹에 형성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완성차인 전기·수소차는 효율성과 주행거리 등 성능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그런데 높은 가격과 낮은 브랜드 인지도가 아쉽다. 현대차 아이오닉은 세계 최고 전비와 수소차 세계 최장거리(609km)를 구현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세계 시장에서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부품기업들은 완결된 부품조달 체계를 갖췄지만 미래차 분야로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이번 미래차 전략은 산업생태계 측면에서 부품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중심에서 적극적인 미래차 전환과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강조하는 등 문제점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동차는 제조업 근간이며 전후방 산업기술이 집약된 구심체다. 미래차 대전환에 편승하지 못할 경우 자동차 중진국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법·제도 및 인프라 구축 시기를 앞당기고 내용을 보다 구체화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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