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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한지은 "9년 만에 주연, 뿌듯하고 감사해요"


입력 2019.10.05 09:28 수정 2019.10.06 08:59        부수정 기자

JTBC '멜로가 체질'서 황한주 역

"시청률 1%이지만, 시즌2 원해"

JTBC '멜로가 체질'서 황한주 역
"시청률 1%이지만, 시즌2 원해"


배우 한지은은 최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에서 황한주 역을 맡아 호평을 얻었다.ⓒHB엔터테인먼트 배우 한지은은 최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에서 황한주 역을 맡아 호평을 얻었다.ⓒHB엔터테인먼트

"한주는 순수하고 맑은 친구예요. 누군가를 보듬어주려 하는 '엄마' 같은 사람이죠."

최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에서 황한주를 연기한 배우 한지은(29)이 말했다. 실제로 만난 한지은은 맑고 단단한 사람 같았다. 한주와 꼭 닮아 있었다.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렸다.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모은 오른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 데뷔작으로 화제가 됐다.

이 감독은 자신의 주특기인 '말맛' 코미디를 통해 30대 청춘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드라마는 드라마 작가 임진주(천우희), 드라마 제작사 마케팅 팀장이자 싱글맘 황한주(한지은), 다큐멘터리 감독 이은정(전여빈) 위주로 돌아간다.

싱글맘이자 워킹맘인 황한주는 마냥 밝지도, 어둡지도 않게 한주를 표현했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한지은을 만났다. 촬영은 9월 1일 끝났다. 대본도 여유 있게 나왔고, 촬영 일정도 빡빡하지 않았던 터라 드라마를 '본방사수'했다.

'멜로가 체질'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1%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병헌 감독의 '비운의 명작'이라는 말도 있었다.

배우들 역시 아쉬운 부분이지만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단다. "체감 시청률은 30%, 국민 드라마였는데 하하. 댓글 보니 시청자분들이 배우들 힘내라고 위로해주셨답니다. 수치는 아쉽지만 정말 만족한 작품이에요.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배우들끼리는 시즌2 하고 싶다고 얘기했답니다. 지금이라도 '정주행'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졌으면 해요(웃음)."

배우 한지은은 최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에서 황한주 역을 맡아 호평을 얻었다.ⓒHB엔터테인먼트 배우 한지은은 최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에서 황한주 역을 맡아 호평을 얻었다.ⓒHB엔터테인먼트

'멜로가 체질'은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대사와 상황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회에서 나온 대사 자막 처리 장면은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신박'했다. 한주가 전 남편에게 양도세를 요구하는 장면, 전 남편이 아프다며 '비염'을 고백한 장면도 그렇다. "저도 대본 읽고 놀랐어요. 촬영하면서 또 놀라고, 방송 보면서 또 놀랐죠. 양도세를 요구할 때 한주가 변했구나 싶었죠."

이 감독은 특유의 말맛 유머를 선보였다. 그 많은 대사 속에는 웃음, 사랑, 슬픔 등 삶의 희로애락이 다 담겨 있었다. 배우로서 처음부터 이런 대사를 소화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려워하던 한지은에게 이 감독은 '초반에 이렇게 하는 거면 잘하고 있는 거야'라고 다독여줬다. 용기를 얻은 한지은은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도 하고, 촬영장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한주는 순수하고 맑고 긍정적이다. 고민이 있으면 스스로 해결하려 하고, 타인을 보듬어주려고 한다. 힘든 점이 있어도 티 내지 않으려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한주는 성숙하고 단단해졌다. 실제 한지은과 비슷한 부분이다.

대학생 때 '철벽녀'였던 한주는 전 남편의 어떤 한 포인트에 꽂혀 그와 결혼한다. 배우는 "한주가 순수했기 때문에 그와 결혼한 것 같다"며 "한주의 성격대로 전 남편의 단점을 안고 가려고 했을 거다. 모성애가 큰 친구"라고 설명했다.

초반 어리숙했던 한주는 승진을 기회로 조금씩 성장했다. 자기 의견도 조곤조곤 잘 얘기하고, 상황 대처도 능숙하게 한다. "한주를 통해서 위로받았다는 얘길 듣고 감사했어요. 마치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한주를 통해 저도 성장하고 배웠습니다."

한주가 선보인 '오빠 애교'는 단연 화제가 됐다. 한지은에 따르면 방송을 본 방송국, 제작사 직원들이 장난으로 써 먹은 애교였단다. 촬영할 때는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지만, 좋은 반응 덕에 힘이 났다.

싱글맘하면 '힘들고 팍팍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하지만 한주가 연기한 싱글맘은 비록 힘들지라도,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한주는 순수하고 단단해요. 힘들어도 티 내지 않아요. 일할 때는 일만 생각하고 집중하죠. 삶에 찌든 모습은 한주에게 어울리지 않았답니다."

한주와 직장 후배 재훈(공명)의 관계는 미묘했다. 좋아하는 듯하면서 아닌 듯한. 결국 한주는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기고 재훈은 헤어진 여자친구 하윤과 다시 만나는 열린 결말로 끝난다.

한주에게 재훈은 좋은 후배였다. 재훈과 하윤이의 관계를 보면서 연애하고 싶다는 감정을 느꼈다는 것이다. "재훈이와 하윤이는 서로 상처를 준 아픈 관계이지만, 그 아픔조차 한주한테는 사랑으로 느껴졌을 거예요. 그렇게 상처를 줘도 서로 놓지 못하는 관계를 보며 그게 사랑이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한주도 가끔 재훈이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느꼈을 테지만 그뿐이었을 겁니다. 재훈이와 하윤이가 잘 되길 바랐던 마음이 더 컸습니다."

배우 한지은은 최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에서 황한주 역을 맡아 호평을 얻었다.ⓒHB엔터테인먼트 배우 한지은은 최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에서 황한주 역을 맡아 호평을 얻었다.ⓒHB엔터테인먼트

한주는 오히려 하윤이 입장에 서서 재훈이에게 충고한다. 이해심이 너무 넓은 것 아니냐고 하자 배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극한의 상황까지 갔는데 둘이 놓지 못하고 있는 건 둘을 이어주는 끈이 있는 게 아닐까요. 서로 용기 내서 보듬어주길 바랐던 것 같아요. 한주는 그런 둘 관계를 부러워하고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한 거고요."

상대방을 보듬어주려 하는 한주와 비슷한 연애 스타일이었다는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알게 됐다"며 "이젠 조금 다른 선택도 하게 된다"고 미소 지었다.

2010년 데뷔한 한지은은 영화 '수상한 그녀', '기술자들, '극적인 하룻밤', '부산행', '리얼', '석조저택 살인사건', '창궐', '도어락' 등을 비롯해 웹드라마 '뷰티학개론', 드라마 '백일의 낭군'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무엇보다 그는 작품마다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이전 작품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메이크업과 패션, 헤어스타일에 따라 전혀 다른 이미지를 지닌 것도 장점이다.

'백일의 낭군님' 이후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어 변신한 단발머리는 '멜로가 체질' 한주 이미지와 꼭 맞았다.

비중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배우의 길을 걸어온 그는 '멜로가 체질'을 통해 9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너무 좋다"며 환하게 웃은 배우는 "길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이 많아졌다"며 "관심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예전부터 절 좋아해 주신 팬들에게 고마워요. 제겐 또 다른 시작이라 뿌듯하고 감사하죠. 책임감이 더 커졌는데 겸손하고 진중하게 연기해서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답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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