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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54년 만에 무너진 ‘0의 균형’…임박한 ‘D의 공포’


입력 2019.10.01 08:54 수정 2019.10.01 09:12        배군득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동월比 0.4%↓…사상 첫 마이너스 지수

마이너스 물가는 ‘디플레이션’ 전초전…정부 “좀 더 지켜봐야”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동월比 0.4%↓…사상 첫 마이너스 지수
마이너스 물가는 ‘디플레이션’ 전초전…정부 “좀 더 지켜봐야”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현재 물가 흐름이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말했다. ⓒ뉴시스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현재 물가 흐름이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말했다. ⓒ뉴시스

올해 초부터 0%대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지수가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사상 첫 마이너스 지수를 받아든 정부로서도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마이너스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에는 다소 부정적이다.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 정부 안팎의 견해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4% 하락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0.0%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9월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셈이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지난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54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현재 한국경제 전반에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5.3%나 떨어졌다. 지난 2월부터 마이너스 흐름(6월 0.0% 제외)이다. 마이너스 폭도 커졌다. 8월과 9월 연속 두 자릿수 마이너스다. 생활물가지수 역시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폭을 키우고 있다.

마이너스 물가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디플레이션 전조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을 보면, 디플레이션이 오기 전 물가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유로 지역은 2012년 이후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둔화되다 2013년부터 과다채무국인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에서 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D의 공포’가 엄습했다.

대만 역시 2002~2003년 저물가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1994년 물가 하락이 불황 20년의 시발점이 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경제가 아직 디플레이션은 아니지만 경계해야할 상황이라는 견해다. 당장 내년부터 디플레이션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흐름이라면 디플레이션 초기 국면에 서서히 접어들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주원 현대결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역시 “경기 부진으로 저물가가 지속되는 ‘준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마이너스 물가가 일시적이라는 반응이다. 디프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낙관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일정 부분 소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일시적, 공급적, 정책적 츨면이 영향을 미쳤다”며 “디플레이션은 상품과 서비스의 총체적이고 지속적인 하락상태를 말한다. 지금으로서는 디플레이션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이날 오전 8시께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공급 측 충격에 의한 2~3개월 단기간에 걸친 물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물가 흐름이 디플레이션 징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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