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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작지만 단단한…'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입력 2019.09.22 08:24 수정 2019.09.23 11:51        부수정 기자

김명민 주연…곽경택 김태훈 감독 공동연출

할리우스 스타 메간 폭스, 종군 기자 역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리뷰
김명민 주연·곽경택 감독 연출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됐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전쟁 실화 블록버스터.ⓒ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됐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전쟁 실화 블록버스터.ⓒ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한국전쟁이 시작된 뒤 낙동강 전선까지 밀려난 국군과 유엔군은 전쟁의 판도를 뒤집고자 인천상륙작전을 계획한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기밀작전이 있었으니, 바로 장사상륙작전이었다.

1950년 9월 14일, 경북 영덕국 장사리 해변에서 북한군의 이목을 돌리며 후방을 교란하기 위해 장사상륙작전을 펼친다. 학도병 772명을 실은 문산호는 부산항에서 경북 영덕군 장사리를 향해 출발한 학도병들은 국도 7호선 봉쇄와 인민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작전에 참여한 대원들은 단, 2주간 짧은 훈련 기간을 거친 평균 나이 17세, 772명의 10대 학생들이었다. 군번도 없이 투입된 이들은 인민군 정예병들과 혈전 끝에 대부분 전사하거나 실종됐다.

작전이 끝나고 장사상륙작전은 역사 속으로 묻혔다. 작전이 군사기밀이었기에 휴전 이후에도 전모는 가려져 있었다.

이들의 눈물 겨운 사연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생존 학도병들이 1980년 7월 '장사상륙작전 유격 동지회'를 결성하면서다. 1997년 3월 해병대가 장사리 갯벌에서 좌초된 문산호를 발견하면서 장사상륙작전은 비로소 역사 속에서 부활했다.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됐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전쟁 실화 블록버스터.ⓒ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됐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전쟁 실화 블록버스터.ⓒ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영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장사상륙작전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그간 봐왔던 전투 영화가 그렇듯, '장사리:잊혀진 영웅들'도 전투신에 신경을 썼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투가 이어지는데 이 영화가 다른 전투 영화와 다른 점은 '학도병'이 주축을 이룬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하고 급하게 투입된 10대 학도병들이 전쟁에 투입됐을 때 겪는 감정, 갈등이 오전달된다.

가족들과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전쟁터에 나와 불안에 떠는 모습,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전장에서 갈등하는 마음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피와 울음·공포가 뒤엉킨 전장이 학도병들에게 얼마나 무섭게 다가왔을까 짐작이 되지 않을 정도다.

주연 김명민이 타이틀롤을 맡았지만 그의 역할이 크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학도병 분대장 최민호, 학도병 기하륜, 학도병 국만득 등 여러 사연을 지닌 학도병 캐릭터들이 활약한다.

전투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개와 다소 촌스러운 연출은 아쉽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봐야 하는 이유는 학도병들의 희생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의 희생이 마음을 울린다.

메간 폭스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서 뉴욕 헤럴드 트리뷴 종군기자로 등장한다.ⓒ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메간 폭스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서 뉴욕 헤럴드 트리뷴 종군기자로 등장한다.ⓒ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친구'의 곽경택 감독과 '포화 속으로'의 김태훈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강대국들의 이데올로기 때문에 같은 민족끼리 전쟁할 수 없었다'는 아버지의 말을 언급한 곽 감독을 언급한

그는 "과거에서 무언가를 배우지 못하면 앞으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메가폰을 잡았다"고 밝혔다.

곽 감독은 또 "남북 분단의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가 꼭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민주주의를 이룬 사람들의 희생을 스크린에 옮기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는 전쟁 영화치곤 상영 시간이 길지 않다. 곽 감독은 "이 이야기는 어떤 영웅의 이야기도 아니고, 대규모 전투 영화도 아니다"라며 "작지만 단단한 영화라고 소개하고 싶었다. 상륙·터널 전투·퇴각 과정을 통해 여러 사람의 드라마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면 과감하게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곽 감독은 "연출을 망설였을 때 '장사상륙작전 유격 동지회' 회장님을 뵈었는데 '어떻게 우리를 보냈는지 지금도 이해를 못 하겠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그분의 말씀과 사진을 보고 연출하기로 했다. 다시 한 번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영화엔 할리우드 스타 두 명이 등장한다. 메간 폭스는 한국전쟁 종군기자 메기, 'CSI' 시리즈로 유명한 조지 이즈는 미국 대령 스티븐을 각각 연기했다.

9월 25일 개봉. 103분. 15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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