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최희서가 다 했네'…영화 '아워 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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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1월 23일 04:35:35
    [볼 만해?] 최희서가 다 했네'…영화 '아워 바디'
    '박열' 이후 첫 원톱 주연작
    한가람 감독 장편 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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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9-21 09:07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최희서 주연 '아워 바디' 리뷰
    한가람 감독 장편 데뷔작


    ▲ '아워 바디'는 8년간 고시 공부만 하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방치하던 주인공 '자영'(최희서)이 우연히 달리는 여자 '현주'(안지혜)를 만나 함께 달리기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영화사진진

    명문대를 졸업한 자영(최희서)은 8년차 고시생. 행정고시에 번번이 떨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하던 공부도 눈에 들어오지 않던 그는 결국 시험을 보지 않는다. 집에서는 그런 자영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우울한 나날을 이어가던 어느 날, 숨차게 달리는 여자 현주(안지혜)를 보고 흥미를 느낀다. 생명력을 잃었던 그는 현주를 통해 생애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고, 몸과 마음에 활력을 찾아가며 달리기에 몰두한다.

    '아워 바디'는 여성에 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몸을 성적 대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닌, 하나의 몸이 한 사람의 자존감과 성장과 연결돼 있다고 얘기한다.

    영화는 한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감독은 자존감이 낮았던 20대 후반에 주변 사람들이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그들이 운동을 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들이 운동에 집중하는 이유가 단순히 몸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아워 바디'의 시작점이다.

    영화는 자영이 달리기하면서 변하는 감정을 건드린다. 명문대를 나와 행정고시를 준비한 지 어느덧 8년. 나이는 서른한 살. 여자로서 어디 취업하기도 쉽지 않은 나이다. 공부와 삶을 놓아버린 자영은 생명력으로 가득한 현주를 만나고 달리기 시작한다.

    ▲ '아워 바디'는 8년간 고시 공부만 하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방치하던 주인공 '자영'(최희서)이 우연히 달리는 여자 '현주'(안지혜)를 만나 함께 달리기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영화사진진

    처음에는 현주를 따라가지 못해 펑펑 울어버리지만 조금씩 몸을 단련한다. 군살도 자연스럽게 빠지자 안 맞던 옷도 들어간다. 겉모습도 달라진다. 평소 무표정에 무채색 옷만 입던 자영은 건강한 변화를 맞이하며 잃었던 활기를 되찾는다.

    영화의 주된 소재인 달리기는 특별한 장비나 복장이 없어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다. 돈을 들일 필요도 없어 누구나 할 수 있다. 사랑, 취업, 일 등 모든 게 내 마음대로 안 되지만 운동은 내가 노력한 만큼 정직한 결과를 내놓는다. 영화에선 달리기가 그렇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고민을 안고 사는 청년들이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한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사는 청춘들에게 달리기는 성장이자 위로, 그리고 모든 걸 잊게 하는 스트레스 해소제이다.

    달리기와 여성의 몸, 상황하는 청춘들의 모습이 신선하게 맞물린다. 다만, 이해할 수 없는 자영의 몇몇 행동은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의 9할은 최희서다. 전작 '박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이 영화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최희서는 고시생 자영이 탄탄한 몸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몸, 마음, 표정 모든 면에서 보여줬다. 인물의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연기에 엄지가 올라간다.

    ▲ '아워 바디'는 8년간 고시 공부만 하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방치하던 주인공 '자영'(최희서)이 우연히 달리는 여자 '현주'(안지혜)를 만나 함께 달리기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영화사진진

    '장례난민'(2017)을 연출한 한가람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한 감독은 "여성의 몸이 성적인 대상으로 비칠까봐 고민했다. 자영이가 현주를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의 몸을 봤을 때 느끼는 감정을 오롯이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며 "자영이에게 몸은 거대한 우주처럼 느껴졌으면 해서 근접 촬영을 하려고 했다. 솜털이나 근육을 생생하게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의지로 내가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걸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보여줄 수 있는 건 몸 밖에 없다"며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최희서는 "한 여성의 변화를 면밀히 들여다본 시나리오라서 놓치기 싫었다"며 "용기 있는 시나리오였고 이 영화를 한다면 나도 용기 있는 배우가 될 듯했다. 영화를 통해 스스로 변했고, 요즘도 운동하고 있다. 다른 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데 운동만큼은 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더라. 운동이 위로가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 걷고, 1분 뛰는 트레이닝을 거듭했고 나중에는 30분을 내리뛰는 훈련을 받았다. 복근도 만들어야 해서 매일 1시간 30분씩 운동하고, 밤에도 1시간 30분간 뛰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제43회 홍콩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9월 26일 개봉. 95분. 15세 관람가.[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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