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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블랙스완’ 우려···숨죽인 ELS 투자자


입력 2019.08.18 06:00 수정 2019.08.18 06:28        백서원 기자

시위 격화, 홍콩 주가연계 ELS 손실 가능성에 투자자 긴장

금감원·증권가 “녹인 가능성 낮아…경제 악영향은 우려”

시위 격화, 홍콩 주가연계 ELS 손실 가능성에 투자자 긴장
금감원·증권가 “녹인 가능성 낮아…경제 악영향은 우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 증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 증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 증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홍콩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이 녹인 배리어(손실가능구간)에 진입하는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 대규모 시위로 인한 타격이 홍콩 경제 등 금융시장을 덮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홍콩H지수 추가 하락이 ELS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손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통상적으로 ELS는 해외 증시의 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그중 하나가 홍콩H지수다. 이 지수는 홍콩거래소 상장 주식 중 4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발행된 ELS(47조6585억원) 중 홍콩H지수 비중은 67%(32조1869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은 홍콩 주가지수 ELS의 손실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대홍콩 익스포져는 61억1000만 달러로 금융회사 전체 대외 익스포져의 2.2%다. 또 13일 기준 홍콩H지수는 9847로 전년 말 대비 2.7% 하락하는 수준에 그쳐 투자자의 원금손실구간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 전문가들도 홍콩H지수 하락 폭이 녹인을 불러올 정도로 크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ELS 기초자산에 문제가 발생하려면 단순히 자산이 하락하는 것으론 안되고 필연적으로 하락 직전에 지수 급등이 있어야 한다”며 “2015년처럼 연초 홍콩H지수가 급등했다가 지속 하락해야 대량 녹인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5월 당시 홍콩H지수는 1만4800선을 넘기며 강세를 보였다. 이후 홍콩달러 가치 하락으로 증시가 조정을 받아 2016년 2월 7000선까지 급락하며 녹인 대란을 유발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급등은 다른 모습이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양호한 지수가 유지되면서 대부분의 ELS·ELB 투자금이 환매됐고 동시에 올해 초 발행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7월에는 8조5769억원이 상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지수 하락이 ELS손실로 나타나기 위해선 지수 급등과 그 과정에서의 대규모 ELS발행이 존재해야 한다”면서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 평균밴드는 1만1200~1만1750포인트 수준으로, 지수 급등과 다소 거리가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초 자산의 ELS 손실로 나타나기 위해선 대략 7500포인트 이하로 하락해야 손실구간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또 “기초자산 가격이 급락한다면 당장 발행은 감소하겠지만, 낮아진 가격이 ELS 구조화 상품 기능성을 돋보이게 해 향후 오히려 투자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개입 가능성도 언급되는 등 홍콩 시위를 둘러싼 불안요인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선 홍콩 시위가 경제 우려를 심화시킬 ‘블랙 스완’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블랙스완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가리키는 용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사태 악화는 아시아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홍콩 금융시장은 아시아 금융시장의 허브 성격을 가지고 있어 홍콩 사태로 홍콩 달러 가치 급락 등 홍콩 금융시장과 경제 불안이 확산될 경우 금융불안 리스크가 아시아 전체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염지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시위가 규모가 크고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다만 이번 시위 규모는 우산혁명 당시보다 크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파급력이 크다”고 짚었다. 염 연구원은 “현 수준에서 시위가 격화된다면 일시적으로 홍콩H지수는 9600선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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