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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먹튀’ 안방서 보기 어려워진 슈퍼스타


입력 2019.07.29 11:47 수정 2019.07.29 13:3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9년 전 메시 이어 호날두도 출전 조항 어겨

두 번 속은 축구팬, 슈퍼스타 초청 당분간 어려울 듯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팀 K리그 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호날두 노쇼' 사태로 큰 충격을 안기면서 만만치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두 번이나 속은 축구 팬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친선경기서 최소 45분 이상 출전을 예고했던 호날두는 끝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만원 관중들의 원성을 샀다.

그는 경기는 물론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팬 사인회에도 나서지 않는 등 계약을 파기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당초 주최사인 더페스타와 호날두는 '최소 45분 이상 출전'을 계약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유벤투스와 계약서에 해당 내용이 포함됐던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계속된 빡빡한 일정 속에 호날두는 근육 상태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아 팬들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대다수가 호날두가 최소 45분 이상 출전한다는 조항이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뒤 입장권 구입에 나섰다. 하지만 호날두가 출전할 것이라는 로빈장 주최사 대표의 말은 허언이 됐다.

호날두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폭우를 뚫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아쉬움을 가득 안고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국내서 열리는 친선경기를 거부한 것은 호날두가 처음은 아니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메시는 9년 전 국내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K리그 올스타 간 친선경기서 1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호날두와 달리 메시는 당시 사령탑이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결장을 예고했음에도 팬들의 출전 요구가 빗발치자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 ‘2골-1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잇따른 계약 파기로 국내서 슈퍼스타들의 플레이를 직접 지켜보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진 분위기다. ⓒ 게티이미지 잇따른 계약 파기로 국내서 슈퍼스타들의 플레이를 직접 지켜보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진 분위기다. ⓒ 게티이미지

이번 호날두 노쇼 사태로 인해 메시의 15분 출전이 재평가로 미화되긴 했지만 당시에도 엄밀히 말하면 ‘계약 위반’이었다. 메시 역시 계약서상에 30분 이상 출전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호날두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던 축구 팬들은 또 한 번 뒤통수를 맞으면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말았다.

메시와 호날두 사태는 한국 축구의 냉정한 현실을 다시 한 번 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제 냉정하게 슈퍼스타들의 플레이를 국내서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게 됐다.

유럽 명문 클럽에서 뛰는 스타들은 비시즌에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각 대륙 투어에 나선다. 특히 시차가 크게 나고, 습한 기후의 아시아 여름 투어는 체력적으로 누구에게나 힘들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아시아 현지 팀들과의 친선 평가전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명문클럽들을 다수 초청해 풀리그나 토너먼트로 한국서 경기를 갖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특히 메시와 호날두의 계약 위반으로 이제 어느 누구도 선뜻 국내서 빅 이벤트를 개최하려 들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9년 전 한국을 찾은 바르셀로나에 이어 유벤투스의 오만한 행동에 상처를 받은 팬들의 불신을 꺾기가 웬만해서는 쉽지 않은 듯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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