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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제구 난조? 3볼넷에 숨긴 여우 발톱


입력 2019.07.05 15:56 수정 2019.07.05 15:5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6회 마차도 볼넷뿐만 아니라 이어진 레이예스의 병살 유도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절묘하게 걸치는 '유혹의 투구'였다. ⓒ mlb.com 6회 마차도 볼넷뿐만 아니라 이어진 레이예스의 병살 유도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절묘하게 걸치는 '유혹의 투구'였다. ⓒ mlb.com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즌 1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기록하며 화려했던 전반기를 마감했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각),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다저스 타자들은 모처럼 화끈한 공격(5득점)으로 득점 지원에 나섰고, 류현진 역시 1.83이었던 평균자책점을 1.73까지 끌어내렸다.

눈에 띄는 기록은 역시나 시즌 최다 볼넷(3개)이다. 류현진은 2회 1사 1루 상황에서 윌 마이어스에게 첫 번째 볼넷을 내줬고, 4회 2사 후 이안 킨슬러에게, 그리고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 선두 타자 매니 마차도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얼핏 제구 난조라 볼 수 있지만, 이면에는 류현진의 영리함이 돋보이고 있다.

첫 번째 스트레이트 볼넷은 전략적 선택이었다. 마이어스는 당겨치는 유형이면서 몸쪽 공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는 타자다. 무리하게 커터로 승부하기보다는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하려 했으나 마이어스가 걸려들지 않으며 볼넷이 나왔다.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후속 타자 이안 킨슬러를 땅볼로 유도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류현진은 낮게 제구된 커터로 킨슬러를 땅볼로 처리했으나 수비하는 과정에서 호흡이 맞지 않아 병살로 연결되지 않았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6회 마차도와의 승부였다. 일발장타 능력을 갖춘 마차도는 굳이 무리하게 승부할 필요가 없는 타자다. 특히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에만 배트를 내미는데 류현진은 이번에도 핀포인트 제구로 유혹했으나 마차도가 말려들지 않았다.

이어진 레이예스와의 승부에서 직구와 체인지업만으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러댄 류현진은 결정구인 커터로 2루 땅볼을 유도했고 병살타로 연결되며 순식간에 주자를 루상에서 지워버렸다.

총 89개의 투구수 중 스트라이크는 평소에 비해 적은 57개였다. 하지만 볼의 대부분이 제구되지 않은 공이 아니라 상대를 유혹하는 투구 패턴이었다. 제구에 자신감이 있었기에 ‘공격적인 볼’이 가능했던 류현진의 샌디에이고전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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