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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스트, 외질혜, 성희롱방송 논란과 개인방송 리스크


입력 2019.06.20 07:27 수정 2019.06.20 07:29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뉴미디어의 사회적 책임에 고민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사고

<하재근의 이슈분석> 뉴미디어의 사회적 책임에 고민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사고

ⓒMBC 화면캡처 ⓒMBC 화면캡처

유명 BJ인 감스트가 개인방송에서의 발언 문제로 사과했다. 외질혜, NS남순 등과 함께 한 방송이었는데, 이들이 ‘당연하지’ 게임을 하며 다른 여성 BJ들에게 성희롱이 되면서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하는 매우 부적절한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함께 했던 외질혜도 역시 사과했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문제가 단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개인방송은 기존 방송에선 절대로 할 수 없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비속어는 기본이었고 심지어 범죄에 해당하는 내용까지 방송에 이용했다. 사회 일각의 하위문화 정도로 여겼지만 점점 크게 인기를 끌면서 이젠 위상이 달라졌다.

유튜브의 등장이 결정타가 됐다. 개인방송인이 수십만 명의 구독자와 억대의 소득을 올리는 일이 빈번해지자 사회의 이목이 집중됐고 개인방송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져갔다. 이제 유튜브는 기존 연예인들까지 속속 참여할 정도로 메이저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그곳의 스타인 개인방송인들의 위상이 연예인 못지않은 수준으로까지 올라섰다.

그렇게 플랫폼과 구성원의 영향력이 메이저 수준으로 커졌으면 사회적 책임 또한 메이저 수준으로 커져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영향력과 소득만 성장했을 뿐, 사회적 책임은 과거 하위문화로 시작했을 때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유명 BJ들의 이번 성희롱방송 파문이 바로 그걸 말해준다. 기존 방송이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기존 방송이 다양한 사회적 규제와 감시, 견제를 받는 데에 비해 인터넷 개인방송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영향력이 기존 방송 이상으로 커져가고, 특히 10~20대 사이에서의 영향력은 기존 미디어를 능가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사회적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감스트에겐 최근 세금 관련 의혹까지 제기됐다. ‘소득 누락 등을 이유로 약 6000만 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 받아 납부했다’는 것이다. 기존 연예인에게 이런 일들이 터지면 활동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BJ들은 그동안 여러 구설수에 휘말렸어도 계속해서 방송을 이어갔다. 그런 모습이 인터넷에선 방송을 막 해도 된다는 생각을 더 확산시키고, 청소년에게 잘못된 세계관을 형성시켰을 것이다. 감스트는 이번에 이례적으로 반성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발표했는데, 그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두고 봐야 한다. 감스트와 함께 부적절한 방송을 진행한 다른 두 사람은 아직 자숙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플랫폼의 책임에 대해서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방송사들까지 감스트를 출연시켜 그가 더욱 유명해졌다. 그는 욕설, 막말 등을 방송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이를 단순히 인터넷에서 인기를 끈다는 이유만으로 방송사가 섭외해 영향력을 더욱 키워주는 것도 문제다. 방송사가 인터넷 인기에 편승하려는 전략으로 보이는데, 인터넷 개인방송인들의 무분별한 언행이 방송사에도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존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 특히 방송의 책임에 대해서, 그리고 유명 스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그동안 우리는 오랫동안 논의하고 그 성과를 쌓아왔다. 특히 스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서구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형성했다. 그런데 기존 방송, 기존 연예인에 버금갈 정도로 커진 인터넷 개인방송과 BJ에 대해선 이상할 정도로 방치해왔다. 그래서 이번 성희롱 방송 같은 일이 터진 것이다. 뉴미디어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사고들이 터질 것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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