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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무거워진 어깨' 메시, 아르헨티나에 우승컵 안기나


입력 2019.06.15 11:27 수정 2019.06.15 11:28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코파 아메리카] 불완전체 아르헨티나, 믿을 구석 메시

[코파 아메리카] 메시는 월드컵 4회, 코파 아메리카 4회에 참가했지만 신은 메시와 아르헨티나를 외면했다. ⓒ 게티이미지 [코파 아메리카] 메시는 월드컵 4회, 코파 아메리카 4회에 참가했지만 신은 메시와 아르헨티나를 외면했다. ⓒ 게티이미지

'축구의 신',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를 지칭하는 단어는 화려하다.

메시는 클럽 레벨에서 라 리가 10회, 챔피언스리그 4회, 코파 델 레이 6회, 클럽 월드컵 3회 등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한 해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도 무려 5차례 수상했다. FC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며 수많은 개인 기록을 경신한 메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선수다.

하지만 부족하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보여준 성과가 클럽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대회 무관이라는 꼬리표는 늘 메시를 따라다닌다. 매 시즌 경이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메시라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경향이 짙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는 대표팀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 메시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려면 적어도 조국 아르헨티나에 우승컵을 안겨줘야 한다.


메시,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

지금까지 메시는 월드컵 4회, 코파 아메리카 4회에 참가했지만 신은 메시와 아르헨티나를 외면했다.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끝에 0-1 패했다. 지난해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16강에서 프랑스에 패하며 중도하차했다.

월드컵에 비해 코파아메리카 우승은 훨씬 쉬운 미션이지만 아르헨티나는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준우승만 무려 세 차례다. 2007년 대회 결승에서는 브라질에 무릎을 꿇었고, 2015년과 2016년에는 칠레에 두 번 연속 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자국서 열린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8강 탈락에 그쳤다.


'불완전체' 아르헨티나, 메시 의존증 벗나

​이번 코파 아메리카는 메시의 총 아홉 번째 메이저 대회 도전이다. 아무래도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하는 면면을 볼 때 아르헨티나는 영원한 우승후보로 분류된다. 하지만 현실을 녹록지 않다.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우루과이, 콜롬비아, 칠레 등 쟁쟁한 팀들이 버티고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상황은 기대보다 불안감이 앞선다. 아르헨티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이후 총 9경기 치르며 6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과테말라, 이라크, 니카라과 등 대부분 약체를 상대로 거둔 승리가 집중됐다. 지난해 11월 열린 멕시코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한 것이 가장 좋은 결과였다.

남미팀과의 맞대결에서는 실망스러웠다. 지난해 콜롬비아와 0-0 비겼고, 브라질에 0-1 패했다. 그리고 지난 3월 A매치부터 메시가 대표팀에 복귀해 기대를 모았지만 약체 베네수엘라를 맞아 1-3 패하며 비판을 받았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아직까지 자신만의 전술 철학을 녹여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플랜A도 없다. 지난 3월 베네수엘라,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는 스리백을 가동했고, 가장 최근 벌어진 니카라과전에서는 4-2-3-1 포메이션을 실험했다.

아르헨티나가 믿을 구석은 결국 메시다. ⓒ 게티이미지 아르헨티나가 믿을 구석은 결국 메시다. ⓒ 게티이미지

공격은 합격점이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 뒤를 받치며 프리롤로 활약한 메시는 2골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해냈다. 후반에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아구에로 자리에 투입돼 멀티골을 작렬하는 등 시원한 공격을 뽐냈다.

5-1 대승을 거뒀지만 니카라과전 승리에 도취될 필요는 없다. 상대는 피파랭킹 129위에 불과한 축구 변방국이다. 니카라과는 경기 내내 초보적인 실수를 범하는 등 아르헨티나의 조직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아르헨티나가 메시 의존증에서 벗어나려면 동료들의 활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하는 아르헨티나 명단을 살펴보면 생소한 이름이 여럿 보인다.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는 겨우 6명에 불과하다. 아르헨티나를 상징하는 화려한 네임밸류도 어느덧 옛 말이다.

오른쪽 측면과 중원을 넘나드는 지오바니 로 셀소는 메시의 부담을 덜어줄 확실한 조력자로 손꼽힌다. 화려한 발재간과 볼 키핑, 개인기를 겸비한 로 셀소는 최근 유럽 이적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가 믿을 구석은 결국 메시다. 메시가 미친듯한 활약을 선보여야만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게 아르헨티나의 현 주소다. 과연 기나긴 메이저 대회 징크스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메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메시, 역대 메이저대회 도전사
​2006 독일 월드컵 8강 탈락
2007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탈락
2011 코파 아메리카 8강 탈락
2014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
2015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
2016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탈락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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