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선 코오롱그룹株···“줄소송 못 막으면 끝장”

백서원 기자

입력 2019.05.30 06:00  수정 2019.05.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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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소액주주 ‘인보사 여파’ 피해보상 무더기 소송…1조원대 기술수출 무산 위기

코오롱티슈진 두 달 만에 주가 76% 넘게 하락…주주 지분가치 6000억 수준 줄어

환자·소액주주 ‘인보사 여파’ 피해보상 무더기 소송…1조원대 기술수출 무산 위기
코오롱티슈진 두 달 만에 주가 76% 넘게 하락…주주 지분가치 6000억 수준 줄어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 케이주(이하 인보사)’의 허가 취소 조취로 코오롱그룹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환자와 소액주주의 피해보상 줄소송이 예고된 가운데 1조원이 넘은 기술수출까지 물거품이 될 처지다.ⓒ코오롱생명과학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 케이주(이하 인보사)’의 허가 취소로 코오롱그룹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환자와 소액주주의 피해보상 줄소송이 예고된 가운데 1조원이 넘은 기술수출까지 파기될 처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거래가 재개된 코오롱생명과학은 전 거래일 대비 21.57% 하락한 2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거래소는 지난 28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코오롱생명과학과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코오롱티슈진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거래 정지가 연장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오전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이 회사와 이우석 대표이사를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를 허가받을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허가 전에 추가로 드러난 주요 사실도 식약처에 알리지 않은 등, 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고발, 환자들과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까지 등록된 피해 환자만 1000명이 넘어 ‘제2의 황우석 사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 240여명은 이날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 직후 코오롱을 상대로 2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주가가 폭락해 손실을 본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도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소액주주 142명은 앞서 27일 제일합동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코오롱티슈진과 이우석 코오롱티슈진 대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 9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65억원 가량이지만 참여 소액주주 수가 늘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제일합동법률사무소는 다음달 15일까지 추가 소송인단을 모집해 2차 공동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도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한 주주공동소송의 참여인단 모집을 지난 24일 마감하고 참여한 324명에 대해 오는 31일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한누리측은 특허권을 갖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해서도 주주들을 대신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3월 말 3만4450원이던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29일 현재 8100원으로 76% 이상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1조6000억원 이상 줄었다. 소액주주 규모는 3월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 5만9445명(36.66%)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소액주주 2만5230명(59.23%)까지 합치면 8만5000여명, 주식 총액은 7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의 관심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가능성에도 쏠린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심사 당시 제출한 서류가 허위였다면 상장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를 피하더라도 적자 상태가 이어져 결국은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는 상장을 승인·주관한 거래소와 증권사에도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업계는 최악의 경우, 이번 인보사 사태가 기존에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 무효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총 규모 1조247억원인 인보사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미국 먼디파마와 인보사의 일본 시장 기술수출 계약(6677억원)을 맺었고 중국 하이난성(2300억원) 등에서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전날 식약처 결정에 대해 “개발 단계의 자료들이 현재 기준으로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조작이나 사실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코오롱티슈진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소명 자료를 제출했다.

코오롱그룹 측은 이러한 여파가 그룹으로 번지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룹의 지주회사인 ㈜코오롱이 티슈진의 지분 27.26%, 코오롱생과의 지분 20.35%를 각각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이웅열 전 회장이 ㈜코오롱의 지분 45.83%를 갖고 있다

코오롱 다른 계열사 및 관계사들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틀간 코오롱(14.36%), 코오롱인더(10.28%), 코오롱글로벌,(9.66%), 코오롱플라스틱(5.1%) 등의 주가가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원성을 키웠다. 특히 코오롱 지주사 소액주주들의 비판이 높아지면서 그룹 전체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말이 나온다.

이는 곧 국내 바이오산업 신뢰도의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개발 신약에 대한 검증절차가 강화될 전망”이라며 “식약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약품 연구개발 단계부터 허가, 생산, 사용에 이르는 전주기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유전자치료제 등 첨단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허가, 심사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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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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